책상을 정리했다.
글 모아둔 파일에서 종이가 한장 툭 떨어진다. 과거에 밴쿠버에서 발표했던
수필 ‘시어머니 근성’이다. 찬찬히 다시 읽어보니 슬그머니 웃음이 난다.
“맞어, 그땐 그랬었지 허 허 허.” 누가 듣지도 않는데 혼자 크게 떠들면서
소리를 내 본다.
아들이 결혼전 지금 며늘아이가 아닌 다른 여자친구와 놀러왔을때다.
금발의 동양적인 조용한 미인 아가씨였다. 그녀는 우리 집에서 며칠 머물면서
나와 친해졌고 떠날때 나는 그녀에게 선물하나 하고 싶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었더니 “음, 검정 바지 하나 갖고 싶어요.”한다.
우리 정서로는 “아니요. 됐어요. 괜찮아요 저는…”
등등 사양을 하겠지만 여기 아이들은 자기 의사를 바로 말해서 편하다.
“그래 그럼 우리 랍슨 거리로 나가보자.”
이 가게 저 가게를 다니며 그녀가 바지를 고르는데 탈의장 이 약간
벌어지면서 그녀의 다리가 내 눈에 확 들어온다.
“어머머 저 다리통.” 하며 내심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좀 아쉬운 마음이 드는 순간 내 마음속에서 내가 말하는
소리를 듣게된다. “네 아들이 아랑드롱도 아닌데 너는 오드리 햅번을
원하는구나. 그게 바로 나쁜 시어머니 근성이라는 거야. 자기 아들만
가장 잘 낫다고 생각하는 그런 것 말야.”
이크
맞어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지?
자고간 베개위에 ‘Thank you’ 카드를 예쁘게 놓고 간 그녀.
지금은 다리통 흉 안보는 시어머니 만나서 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지.
그녀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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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저희 밭에서 나온 사과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