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나간 글 속에 벽 난로 사진을 본 분들 중에
함께 불 쪼이고 싶다고 너스레를 떤다.
흠 흠 흠
날씨도 꾸물하고 마음도 쓸쓸한게 비단 나 뿐만이 아닌가보다.
오소 오소 어써 오소 !!!
모인분들이 다 혼자 사는 분들이다. 배우자가 있는 분도 있었지만
멀리 떨어져 있어 지금은 홀로라는 이유로 달려온다.
비싸게? 밴쿠버에서 사온 진짜 묵가루로 묵을 쑤고 고구마를 삶아 옘을
만들고 무청 나물을 무친다. 삼삼하게 육계장을 끓이고 노르웨이 고등어를
곰실스럽게 오븐에서 구워낸다. 색깔좋게 야채들을 담고
김치 두어 가지를 놓으니 제법 그럴 듯 하다.
식사 후 이어지는 대화는 화덕 빛 만큼이나 뜨겁다.
자기가 싫어하는 것들 / 남이 하는 것 거슬리는 것들을
얘기했다. 내가 읽은 글중에서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주제를
내놓고 얘기했는데 각자의 의견이분분하다.
컴컴한 어둠과 빗 소리 속에서도 우리는 논쟁에 열을 올렸다.
겨울도 좋아 / 뜨뜻한 불이 좋아 / 얘기가 좋아 / 만남이 좋아 /
한 사람은 기어이 내 침실로 꾸물거리고 들어온다.
새벽 세시를 보면서 자리에 든다. 흠 흠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