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868 – 그도 내가 만들었으니

2014.01.21 23:07:58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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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피~”

나의 작은 비명에 함께 일하던 직원이 달려온다.

“Are you okay?”

“No, I am not. it’s blooding.”

오이를 썰기위해 칼을 갈던 중 사고를 일으켰다.

손가락이 칼에 베이는 순간 상처가 깊다는 것을 느꼈다.

피가 솟구치지 않게 하려고 얼른 오른손으로 베인 손가락을

꽉 누르면서 직원에게 밴디지를 가져오라고 했다.

심장이 약한 직원이 가슴을 덜덜 거리면서 눈을감고 내 손에

밴디지를 붙여준다. 하던 일을 멈추고 점심때 올 직원에게

일찍 오라고 전화를 넣는다.

바쁜 시간이지만 의자에 앉아서 억지로 쉰다.

너무 바삐 사니까 쉬라는 것인가? 그렇다면 정말 쉬게 해 주어야지.

이런 저런 상념에 잠기는 나.

그때 퍼득 어디선가 들리는 음성이 있다.

“네가 베인칼, 네가 썰려고 하던 오이에 그 아이도 베었지?”

“그랬네요. 참.”

“그때 너는 그 아이가 미련 스럽게 칼을 잘못 사용한다고  흉보지 않았느냐?”

“그랬지요.”

“그렇지, 너도 내가 보기에는 그 아이와 똑 같이 미련하구나.”

평소에 그녀의 하는 일이 늘 시원찮고 몰래몰래 문자 멧시지해서

나는 물론 다른 직원들의 불평이 많았던 직원이다. 이 직원을 해고 시키려고

마음먹은지가 오래되었건만 몇 년을 명 길게 살아남아있다.

다음 주일부터 이 직원 시간을 완전 줄이기로 마음 먹으면

꼭 그 주에 다른 아이들이 아프거나 다른 이유로 결근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할 수 없이 그녀를 부른다. 이 직원은 작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내가 이 직장에 들어오기 전부터 사장님께서 이 직원을 해고 시키려고

했단다. 내가 들어온지 2년 되었으니 적어도 4년 이상은 이곳에서 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마음을 고쳐먹고 이 직원을 그냥 편안하게

써야 겠다는 생각이다. 정말 밀어 내려고해도 안 떨어지는 질긴 운명이다.

그때 또 한 음성이 들려온다.

“그 아이가 똑똑한 아이라면 서브웨이에서 그렇게 오래 일 하겠느냐?

영어 잘 하겠다 얼굴 예쁘겠다. 벌써 더 높은 곳으로 향했겠지…”

“들어보니 그렇군요.”

“그도 내가 만들었으니 그 아이를 미워하거나 무시하면

곧 나를 그렇게 대하는 것이란다.”

“오”

*좀 멍청해도

*좀 느려도

*좀 꾀를 부려도 그 모두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칼에 손이 베이고야 배웠다.

꼭 댓가를 치루어야 알게되는 내가 정말 미련한 인간이 아닌가.

내 주위에 묶여져 있는 모든 분들을 더욱더 사랑하며 살아가리라는 다짐

다시하며 자리에 든다. 평소에 자주 내 글에 쓰지 않는 한마디 오늘은 하고 싶다.

할렐루야 !

Jan 21 Landsdow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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