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늦게 카톡이 들어온다.
엘에이에서 온 작가다.
“선생님 그 분이 암이랍니다. 손을 쓸 수도 없는 지경이라고 하네요.
가슴이 떨려서 어찌 할 바를 모르겠어요.”
“어쩌나”
둘이 전화로 한 시간 가량 통화를 했다.
그 분은 내 그림이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일에 무관하지 않다.
처음 그 분을 만나서 내가 한 말 “나는 그림 그리다 죽을 사람이요.”를
듣는 순간 그 분이 내게 먼저 손을 내 밀어왔었다.
엘에이 다운타운에 매월 전시회를 열어 활기차게 갤러리를
운영하던 분. International Artist 조직을 하여
많은 외국작가들을 이끌고 한국행도 세 번이나 감행했으며
유럽의 Artist to Artist 에 엘에이 작가들을 많이 join 시켜 주기도 했었다.
여러해를 함께 전시를다니고 함께 밥도 많이 먹던 사이다.
아직 나이가 어린데 참 기가 막히다. 멀어서 병원으로 달려 가 볼 수도
없으니 이 밤 조용히 기도 올릴 수 밖에 없는 가슴아픈 소식이다.
화가들에게 좋은 기회를 주려고 무던히도 애쓰더니 정작 본인은
탈진하여 병을 얻었나보다.
마지막 순간의 고통이 덜어지기만 바랄 뿐 아무 말이 나오지 않는다.
또 하나의 이별준비. 그분과의 좋은 추억만 떠 올려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