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서 본 장면이다.
어린 여아가 처음 수영을 배우고 있다.
겨우 팔을 팔딱거리면서 빠지지 않으려고 허둥댄다.
선생이 그 여야의 움직임 마다 “Good, Very Good, Excellent”
를 연발한다. 아이는 용기를 내어 다시 또 다시 시도한다.
이 장면을 보면서 내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게된다.
초등학교 3학년쯤 되었을 것 같다. 동아일보 ‘고바우 영감’ 만화를
카피해서 혼자 그려보고 있었다. 바로 위에 언니가 지나가면서
“제 만화 그리네.” 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이 나이가 되었는데도 그 때 언니의 그 말이 왜 남아있을까?
누군가가 알아차리고 나를 그 길로 가게 해 주었다면
나는 아마도 지금쯤 이름있는 만화가가 되어 있지 않았을까싶다.
그 당시 만화가가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보라
지금 유명한 만화가들이 얼마나 승승장구 잘 나가고 있는가를.
그 때 가족들이 “얘는 뭔가 다르다 한번 키워주자.” 뭐 이런 얘기라도
들었으면 얼마나 내가 용기백배 했을까.
인간은 칭찬 받아야 한다.
“잘했어요.
참 잘했어요.”
아무리 말해도 지루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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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화실이 아랫층으로 이사 나왔습니다.
정리하느라 며칠 그림 못 그렸다가
오늘 ‘홀로서기’ 자전거타는 소년 하나 그렸습니다.
엄마와 아들 사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