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924 – 나무를 줍는 소녀

2014.03.20 22:16:48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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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취학전 얘기다.

인간이라는 느낌을 조금 느꼈다고 생각하는 아주 어린 나이.

소녀는 길을 가다가 나무 조각을 보면 자동적으로 치마에 그것을 줏어 담는다.

잘은 모르지만 엄마가 그렇게 시키지 않았나 싶다.

엄마는 장사하러 늘 밖에 나가계셨고 소녀는 홀로 집을 지킨다.

집이라고해야 피난민이 몰려있는 부산 초량동의 판잣 집.

엄마가 어린 소녀에게 연탄에 밥을 짓는 법을 알려준다.

뭔지는 몰라도 소녀는 엄마가 시키는대로 그 일을 한다.

처음 밥 솟 두껑을 열었을 때 밥 솟 안에 밥이 구멍이 뽕뽕 뚤려있었다.

너무나 신기하다.

왜? 밥에 구멍이 아홉개가 나 있을까?

그것을 알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흘렀다. 아무도 그 수수께끼를 알려주지 않았다.

아니 아무도 집에 없었기 때문이다.

소녀의 햇님은 항상 땅 밑에 있었다.

아버지는 어디로 갔는지 소녀에게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할머니가 되어도

나무줍는 어린 아이 시절의 기억은 퇴색되지 않는다.

매일 채찍질 한다. 너는 그 시절 나무를 줍지 않았냐고?

지금은 좋은 집에서 훈훈한 히터속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지만

너는 언제나 그 시절을 기억해야 한다고

소녀는 오늘도 그림을 그리면서 하루의 숙제를 한다

잘 먹고 잘 사는것이 이 세상에 나온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어린 시절부터

터특하기 위해 신은 그렇게 어린 소녀의 치맛자락에 나무를 들려주었다.

하루하루 정성을 다해 아껴가며 살아간다.

살면서 힘들었던 인간관계도 다 지금의 이 시간을 마련하기 위함이었음을

깨닫기 까지는 오랜 세월이 흘렀다.

육십을 넘기고 소녀는 비로서 인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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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줍는 소녀

26″ x 32″ (좀 큰 사이즈)

Acrylic on Canvas 머리올림

Mar 20 나무를 줍는 소녀.jpg

지정이가 보낸 슬립퍼 오늘 받았습니다.

조금 신세진 적이 있다고 해마다 잊지 않고 선물을 보내는 아름다운 여인.

이제는 정말 고만 해도 될 듯 한데… 너무 많이 이자가 붙어옵니다.

Mar 20 지정이 선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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