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938 – 진짜루 잘 늙어가고 싶다

2014.04.07 00:09:17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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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식당에서다.

어느 교인 한 분이 내 앞으로 오더니 “지금 오늘 이 곳에서 가장 연장자 이십니다.

나는 생일이 조금 뒤 거든요.”하면서 베시시 웃고 자기 자리로 간다.

“뭐야? 오늘 우리교회에서 내가 제일 많다구?”

사방을 둘러보니 사실이다. 연로하신 장로님 부부가 한국 출타중이고

가장 나이 많으신 권사님은 오늘 안 나오셨다.

흠 흠 흠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나이를 먹어 연장자 소리까지 듣다니.

떡국을 먹지 말껄. 후회도 해 본다.

조금전 한 밤에 걸려온 전화 내용이다.

교회 나이 많은 분들이 젊은 이들에게 신세를 지면서 매주 교회나오는데

픽업이 조금 늦으면 짜증을낸단다. 세상에, 얻어타는 주제에 무슨 당당한 권리나 있는 듯

염치없는 행동을 한다니. 이 분 말씀이 자식들은 아끼고 교회 젊은

집사들한테는 당연한 것 처럼 행동하며 미안한 생각을 안 한단다.

남녀 할 것 없이 늙으면 일단 모양새가 안좋다. 등은 구부러지고 머리는 백발이요

얼굴은 물기가 다 말라서 고랑이 움푹 파였다. 나도 다 그렇게 될터이니 우짤꼬.

늙어서 내가 실천해야 할 일들을 나열해 본다.

*운전을 못 할 만큼 건강이 안 좋으면 버스나 택시로 다니며 남의 신세 안 진다.

*유행지난 옷은 다 버리고 늘 새 것으로 장만해서 입으며

*말은 많이 하지 않아야 하니까 입을 꼬옥 다물어야 한다.

*교회 성가대도 스스로 물러날 줄 알아야한다. (나는 이미 이것을 실천했다.)

옛날 미국에서 교회 다닐 때 칠십줄에 든 권사가 성가대에 서 있으니까 같은

성가대원들이 불평하는 소리를 들었다. 음정이 안 맞는 다는 것이다.
*자식이나 친구에게도 자기의 외로움을 하소연 해서는 안된다.

삶은 다 자기 몴이다. 일찍부터 혼자 사는것에 훈련이 된 사람들을보고 그 사람은

본시 외로움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다 수양과 교양의 덕으로

조용히 살 뿐이다. 또한 너무 많이 울어서 눈물 샘이 말랐기 때문일 수도 있다.

 

조금 정신이 맑을 때 이런 글을 써 놓아야 나중에 젊은 사람들한테 지천구러기가

되지 않을테지. 이 글을 증거로 남겨둔다. 흠 흠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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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손질 했습니다.

Apr 6 Copenhagen.jpg

나의 사랑하는 민들레 김치 한통입니다.

Apr 6 민들레 김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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