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942 – 자존심 회복

2014.04.11 23:36:55 (*.69.35.119)
789

어제에 이어 오늘도 정원일을 했다.

토마토 모종을 사면서 화분에 붙어있는 설명서를

자세히 읽어보니 토마토가 다 자란 후의 사이즈까지 적혀있다.

색깔과 모양 사이즈 등 골고루 여러포기 사다 심었다.

어제 만큼 꽃을 심고 상추와 고추 그리고 완두콩도 몇 포기 심었다.

옛날에 밴쿠버 살때 아파트에 좁은 베란다 전체에 흙을 부어 채소를 심던

시절이 있었다. 열심히 물을주고 비료를 주어 호박꽃이 피었는데 혹 호박이 열리려나

매일매일 들여다 보았지만 호박은 열리지 않았다. 그 이후 엘에이에 살면서 호박을

많이 열리게 했는데 여자호박안에 남자호박 꽃술이 들어와야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나중에 알고 혼자 웃던 생각이 난다. (초등학교 시절에 배운, 붓으로 연결시켜주는 일)

물론 벌 나비가 자연스럽게 열매를 맺게해 주지만 요즈음은 공해로인해 고놈들이

많지않아 인위적으로 해 주기도 한다.

집을 날리고 여러 곳으로 이사다니면서 내 거처할 공간 편안하게 마련하지

못했었는데 마침내 나는 내가 원하는 꽃동산 야채동산을 갖게되었다.

호미질을 하는데 뜨뜻한 물이 얼굴가로 떨어진다.

“이거였어. 내가 바로 원하던 일…”

갑자기 내 자존심이 회복된 기분이다.

없어서 고생할 때는 사람들이 수군거리던 소리도 내 귀에 다 들려오곤 했다.

그들이 내 앞에서는 웃지만 도와 주는일은 없어도 이렇게 말한다.

“갸는 왜 하는 것 마다 안되노?”

금년에 더욱더 많은 과실과 채소를 만들어 정다운 이웃들과 나누어 먹을 것이다.

내게 주어진 시간동안 그렇게 따스한 식탁을 마련하고 싶다.

마음 힘든 사람들이 더 많이 내 집을 찾아와 주었으면 한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많이 사랑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Apr 11 목련.jpg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