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944 – 의심 하는 죄

2014.04.13 23:28:41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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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다녀오면서 샵을 들렸는데 직원들이 다 잘하고 있어서

저녁에 좀 쉬나 싶어 일찍 들어왔다. Sunday는 9시에 문을 닫는데 9시 15분에

샵에서 전화가 들어온다. 뭐야 이건 또?

“Alicia 돈이 40불 비는데요.” 두 달전에 필리핀에서 온 탐슨의 걱정스런 목소리다.

“에구구 그져 날 좀 쉬게 못하는 것들”, 군시렁 거리며 육중한 다리를 끌고 샵으로

달려가는 엘리샤. 역시 컴퓨터에 -40불 기록이 나온다. 흠 흠 흠

조금씩 + – 가 생기기는 하지만 이렇게 정확하게 40불이 착오 나는 일은 단 한번도 없었다.

돈과 슬립을 챙겨 집으로 오면서 떠오르는 년이 하나 있다. “고년의 짓일꺼야.”

나는 아예 한 직원을 지목하여 의심했다. 하루 잘 지냈다고 편안하려던 내 마음이

복잡해진다. “아, 메니져는 피곤해 !” 하면서 소리를 질러보지만 목청만 아플 뿐.

집에 돌아와서 일일 매상 기록을 내 컴퓨터에 넣는데 맨 마지막 클릭을 하니 웬걸

Total이 딱 들어 맞는다. 와~ 와~ 갑자기 내 눈이 환 해진다. 자세히 조사해 보니 어느

직원이 손님이 현금으로 낸 것을 카드 결제로 눌렀음이 밝혀졌다.

그러게 입이 방정이라니까.

이렇게 우리는 얼마나 많은 죄를 짓고 있는지 모른다.

오늘은 특히 교회에서 대중 기도까지 하고 온 날이 아닌가. 평소때와는 달리 오늘 기도는

청아한 음성에 매끄러운 기름처럼 잘 흘러갔다. 교인들도 “아멘 아멘” 소리를 많이 하면서

내 기도에 화답해 주었는데 몇 시간이 지난 후 나는 남을 의심하는 죄를 지었으니…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다음 주일에 또 교회 갈 수 밖에 없다.

지난 번 딸 아이가 나는 회개 기도를 Over time 까지 해야 한다는데 정말 그 말이

맞는 듯 하다. 살아있는 동안 죄 안 짓고 살기는 힘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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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를 심기위해 싹을 틔우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2월쯤 부터

시작했어야 한다는데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싹이 빨리 돋아나도록

최선을 다해 물을 잘 갈아 주려고 합니다. 이 놈들이 열매를 맺으면

고구마 한 가마는 캐낼 듯 합니다.

Apr 13 Sweet potato.jpg

튜립들의 꽃망울이 터지고 있습니다.

Apr 13 튜립의 자람.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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