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963 – 엄마의 젖꼭지

2014.05.05 23:14:01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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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섯 살 까지 엄마 젖을 먹었다는 얘기를 오래전 아일랜드 이야기에 쓴 적이 있다.

젖을 떼던 날 밖에서 놀다가 방으로 뛰어들어와 엄마 젖 꼭지를 무는데 어찌나 쓴지

깜짝 놀랐다. 그 달콤하고 수수하던 밀크가 나와 이별하던 순간이다. 엄마에게 왜

오늘 젖이 이렇게 쓰냐고 물었더니 쥐가 와서 먹어서 그랬단다. “애그머니나”

너무나 무서워서 그 날 이후로 젖을 더듬지 않았던 기억이 이 나이가 되도록 또렷이 남아있다.

엄마 젖꼭지를 입에 물면 그렇게 편안하고 행복할 수 없었다. 엄마 젖은 유난히도 크고

젖이 잘 나와서 아홉 자식을 다 먹이고 막내인 나에게 보너스까지 제공해 주셨다. 흠 흠 흠

아들 집 방문 사흘 째 얘기를 좀 나눠볼까 한다.

며늘아이가 2시간 마다 젖을 물리는데 밤에도 여지없이 젓 달라고 아우성치는

별에서 온 아이 때문에 잠을 못자고 있다. 앞으로 몇 달 후면 직장도 다시 가야하고

또한 공공 장소에서 젖 물리기가 만만찮은 관계로 엄마젖을 짜 보관했다가

번갈아 주기로 했다. 작은 젓병 셋드를 사와 소독을 거쳐 며늘아이가 기계로 젖을 짠다.

별 공주님이 젖을 찾는 시간에 내가 아이를 안고 엄마 젖 꼭지 대신 고무 젖 꼭지를

갖다 대었다. 이 세상에 나온지 겨우 닷새밖에 안 된 별 공주는 고무 젖 꼬지가

입에 닿자마자

“이거 아냐, 이건 가짜야, 이럴수가 ! 날 뭘로 보는거지? 내가 다 안다구. 진짜를 가져와”

하며 자기의 있는 힘을 다해 고무 젖꼭지를 밀어내며 앙앙거린다.

며늘 아이가 젖 꼭지를 물리면 별 공주는 엄마 젖 꼭지가 떨어져 나갈 만큼 아프게 팍팍 물면서

젖을 빤다. 며늘아이의 얼굴이 죽을 맛이다. 별 공주는 자기가 살아남기위해 엄마의

고통쯤은 아랑곳 없는 것 같다. 곁에서 보는 사람이 힘들다. 내가 아들을 쳐다보면서

“너도 그랬어 임마, 난 한 달동안 내내 울면서 젖을 먹였단 말야. 자슥아 알긴 알어?”

물론 이 말을 밖으로 내 뱉지는 못했다. 이렇게 결정적인 순간에 나는 마음이 약해진다.

간밤에 집에와서 자리에 드는데 나도 엄마 생각이나서 눈물이 났다.

왜 나를 다섯살까지 젖을 먹였을까? 엄마는 나 보다 더 마음이 약했나보다. 안돼 ! 하면서

딱~ 자르지 못하고 젖 무덤으로 달려드는 막내딸 거절못하고 그 토록 오래 젖을 물렸나보다.

엄마의 영양분 다 빨아먹고 나만 이렇게 튼튼하게 컷나싶어 미안하다.

아들한테 “임마 네가 엄마의 공을 알기나 알어?”라고 생각했던 그 말이 바로 엄마가

내게 질문하고 계신다. “야 야 니 정말 너무했다. 전쟁 끝나고 얼마 안된 시절에

엄마가 먹었으면 뭘 얼마나 잘 먹었겠노?” 그래도 엄마는 부드러운 음성으로 내게

말씀하신다. 이 세상의 엄마는 다 위대하다. 정말 위대하고 훌륭하다.

다시 아기가 되어 울 엄마 젖 꼭지 다시 한번 물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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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5 Pink cosmos.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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