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968 – 좋은것만 다 가질 수 없어

014.05.12 22:10:33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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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겨울, 매일 비와 친숙해왔는데 이제부터 바로 여름으로 달려갈 참이다.

꽃들이 나름대로 어서 자기 예쁜 얼굴을 보여주겠다며 봉우리를 뾰족히 키우고 있다.

날씨가 좋으니 샌드위치를 사 먹으로오는 손님들도 환한 얼굴들이다.

한 남자손님에게 웃으며 “꽃들이 많이 피어나서 참 기분이 좋아요.”라고 말했더니

“그래요. 그런데 말이죠 이거 아세요? 꽃이 피는 만큼 잔디와 잡초도 함께

자라 난다는 것을요.” 이어 껄껄 웃으며 “꽃이 주는 기쁨과 행복한 순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잔디를 더 자주 깍아주어야하며 잡초 또한 부지런히 제거

해야하는 고통도 함께 온다구요.

“좋은 것만 다 못가진다.”고 말하며 떠나간 그 손님 말이 참 맞다.

인생살이도 꽃 처럼 화려하게 피는 시절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잔디는 아주 천천히 자라나고 잡초라는 것은 아예 생겨나지도 않고 말이다.

꽃처럼 화사하게 살아가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변을 당하기도 하며

미리 변을 당하고 늦게 꽃을 피우는 사람도 있다.

모두가 공평하게 좋은 것 힘든 것 다 겪으면서 한 세상 보내고 가는 것 같다.

나도 하루에 잡초 200개 뽑기를 하고 있는데 때로는 정말 하기 싫어

몸을 꼬고있다. 그러나 정돈된 정원을 갖기위해서 이 싫은 일을 감당 할 수 밖에 없다.

“좋은 것만 다 갖지 못한다.” 손님이 내게 진리를 던져주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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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수고한 결과물 입니다. 처음으로 상추잎들을 따서 쌈 싸먹었습니다.

May 12 밭의 야채.jpg

민들레, 쓰러지기 직전에도 이렇게 고고하고 아름답네요.

May 12 민들레 씨앗.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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