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미국에 잘 다녀오셨어요?
꽃도피고 날씨도 좋은데 형님 한번 찾아 뵙고 싶어요. 허락해 주신다면요.
아니면 저희 집에서 차 한잔해요.”
며칠 전 이런 글이 카톡으로 내게 들어왔다.
이름이 생소하다. 내가 언제 이런 이름의 아우를 두었었나? 하면서 일에 치어
이틀동안이나 이 멧시지를 잊고 있었다.
멧시지를 보낸 사람이 답장이 없자 안되겠다 싶은지 어제는 이메일로 또 소식이
들어온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내가 답장을 했다.
“당신은 누구세요?”
딴 사람한테로 가야할 메일이 나한테 온 것 같기도하다. 아무리 깜빡깜빡한다해도
내게 형님이라는 호칭을 붙이면서 메일을 보내왔는데 내가 모를리 없지않은가.
전화번호가 있어보니 빅토리아 지역번호다.
호~
그렇다면 더더욱이나 아니다. 이곳에는 내게 형님이라고 부를 사람이 없기때문이다.
어제 저녁 문학회 월례회에 참석하여 혹시 이런 이름을 아시나요?라며
회원들에게 물었더니 두 사람이 안다고 한다. 가만히 들어보니 작년에 우리집에와서
내 그림을 구입해 간 아우다. 이럴수가…
불야불야 당신이 누구인지 알아냈다고 메일을 쓰고있는데 쪼르르 그쪽에서 답신이 온다.
전화로 한바탕 웃고 서둘러 그 아우의 집을 찾아가는 엘리샤.
약 한 시간 반동안 그 아우가 끓여준 맛있는 차와 과일을 잘 먹고 돌아왔다.
날짜 잡어서 기억력 테스트하러 병원에 가 봐야겠다.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당신은 누구세요?” 이렇게 묻기 시작하면 나는 정말
큰일이다.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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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우의 집 정원입니다. 빅토리아에서 이름있는 공원의 뒤 쪽과
이 아우의 정원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슴 가족도 만났구요.
아름다운 음악과 엄청 교양있는 고양이 두 마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눈과 귀 마음까지 호사받고 돌아온 저녁입니다.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