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976 – 여자의 효용가치

2014.05.24 23:09:13 (*.69.35.119)
775

이 세상에 여자없이 남자들만 산다고 생각해보라.

그런 세상을 상상만 해 보아도 끔찍하다. 가정에 되어지는 일들은 거의가 다

여자들의 잔잔한 손끝에서 해결된다. 물론 남자들이 씩씩하게 밖에나가

돈을 벌어와서 가족을 돌보기는 하지만 돈으로 해결되니 않는 일 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며칠동안 아일랜드 이야기를 쓰지 못했는데 이곳 저곳에서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오기 시작한다. 며늘아이가 재왕절개 수술을 해서 힘든 과정에 연이어

아들이 왼쪽 발 아킬레스건이 끊어져 수술을 했다.

**(Achilles tendon, calcaneal tendon)은 발 뒤꿈치에 있는 힘줄.

며늘 아이의 친정 엄마도 무릅 수술을해서 꼼짝 못하는 상태.

불야불야 나를 불러댄다. 다시 시애틀로 달려가야하는 엘리샤 흠 흠 흠

한 달 여동안 사장님이 안 계시는 동안 샵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일했고

좀 쉬어야 했지만 내 사정이 그렇지 못하다.

2주만에 성큼 커진 손녀를 보는것은 무척 즐거운 일이지만 즐거움은 잠시다.

젖을먹고 기저귀를 갈아 채우고나면 조용히 있어야 할 아가야는 안아달라고

떼를쓴다. 나는 내 아이를 기를 때 울던말던 내 할일을 했건만 며늘 아이는

안스러워 절절맨다. 며늘아이를 도우러 갔으니 그녀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기위해

아가야를 안고 이리저리 흔들고 다니는데 얼마나 힘든지 샵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떼쓰는 아가야의 울음을 그치게 하는 방법을 연구해본다.

내가 아가 보다 더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보니 아가가 귀를 쫑긋하며 울음을 그친다.

“그렇지 바로 이런거야.”

며칠동안 뽕짝만 빼 놓고 내가 아는 동요와 가곡 찬송가등을 수 없이 불러댔다.

마치 레코드를 틀어 놓았다고나 할까. 며늘아이는 한국말로 노래를 부르는 나를

무척 고맙게 여긴다. 아기가 은연중에 한국어를 잘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좋아한다.

산토끼 토끼야 / 나비야 나비야 / 학교종이 땡땡땡 / 산~ 넘어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

주먹쥐고 손을 펴서 손뼉치고~ / 주의 친절한 팔에 안기세 / 샛별같은 두 눈을 사르르감고 /

나의 가치는 아직도 유효하다.

감사함으로 하루를 마감하며.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시애틀 어느 공원 (이름을 적어 놓지 못했습니다.)

May 24 Seattle.jpg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