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섬,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지난주는 캐나다 국경일이었고 이번주는 미국 국경일이었다.
미국과 캐나다 국경은 양쪽 모두 연휴를 보내고 돌아가는 긴 자동차 행열로 분주하다.
밴쿠버에서 빅토리아로 들어가는 패리를 타기위해서는 가능한 한 서둘러가야 한다.
한번 놓치면 2시간을 기다려야하기 때문이다.
국경이 두 군데 있는데 조금 한가한 276번 출구로 가려는 마음으로 달려가는데
아차 뭔가 심상찮다. 왼쪽에는 긴 줄이있고 오른쪽은 한가하다. 내 차는 오른쪽에 있다. 흠 흠 흠
위 표를 보니 Express줄아닌가. 아플사. 내가 276번 출구를 놓치고 Main Border로 오고 있지않나.
하는 수 없이 차를 멈추고 깜박이를 켠다. 바로 나를 들어가게 양보하는 뒷 차.
손을 흔들어주었지만 정말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다. 이런 사람을 얌체라고해서 나도
무척 싫어하는데 운전하다보면 이런 경우에 부닥칠 때가 있다. 실은 시애틀에서
밴쿠버까지 자주 운전해 오지 않아서 Express Lane에대해 상식이 좀 약했다는 것이 옳다.
자동차는 걸음마를 하고 아주 조금씩 움직인다. 한 시간이 넘도록 이렇게 가고 있다.
한 참을 가고있는데 왼쪽줄은 계속 잘 가고 있는데 오른쪽 줄은 느리게 간다.
그 이유를 국경 거의 가서야 알게되었는데 나 처럼 Express Lane으로 달려오던 사람이
초입에서 깜박이를 켜기 때문이다. 그러니 오른쪽 줄은 자연 지체될 수 밖에 없는 노릇아닌가.
그래도 나는 한 시간 전에 양보받고 들어왔으니 그래도 좀 봐 줄 수 있다고 스스로
위로를 해본다. 이런저런 생각을하면서 서서히 자동차가 앞으로 가고있는데
갑자기 ‘빠방 빵빵’ 사방에서 클락션 울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이건 또 뭐야?”
한 차가 Express Lane을 잘반쯤 막고 우리 쪽으로 들어오려고 깜박이를 주고있다.
그는 더 이상은 달릴 수 없는 곳까지와서 우리 Lane으로 들어오려고 한다.
Express Lane으로 가는 사람들이 창문을 열고 소리를 지르면서 지나간다.
딱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내 앞 그 앞의 차들도 이 얌체를 외면하고 이제 내 차례가
됐다. 나는 정말 마음이 무거워 지기시작했다. 이 자동차를 내 앞으로 넣어주어야
하느냐 아니냐의 문제로 몇 초동안 머리가 복잡하다. 내가 양보 받은 것을 생각하면
당연 이 사람도 내 앞으로 들어오게 해야겠지만 뒷 사람이 또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로 고민에 빠진다. “자기만 넣어 주었으면 됐지 또 한사람을 더?” 이렇게
뒤에서 나를 나무랄 것 만 같다.
이렇게 생각이 미치면서 나는 그를 외면하고 앞차와 바짝 붙어 지나갔다.
그런데 내 뒷 차는 그 얌체차 까지도 조용히 기다려주면서 들어가게 하지 않나.
Oh
My
Lord
*한 없이 마음이 넉넉한 사람
*내가 조금 늦게 가면 어떠랴! 여유있는 사람
*다 사정이 있었겠지…라며 이해하는 사람
Border 를 통과할 때 보니 그도, 나도, 얌체도 다 비슷하게 밴쿠버로 향하고 있었다.
양보에 한계를 두지 말자! 배우고 또 배우며 느끼고 또 느끼는 하루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