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화를 내시오”라고 말하면 무슨소리? 하면서 나를 쳐다 보겠지.
우리 어릴때는 부모나 윗 사람에게 화를 절대로 낼 수 없었다.
감히 어디 ! 사회나 가정에서 무언의 질서라고나 할까.
윗 사람에게 화를 내면 혼따발이나 받았지 “네가 왜 화가 났지?
어디 우리 대화를 해볼까?”라고 다정하게 말 해줄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었다.
그러기 때문에 화를 삭히면서 살아가야 했다. 나는 어릴 때 가족들과 별로
말을 많이 섞지 않았다.
어른들의 어린이들에 대한 공정치 않은 대우 / 이해부족 / 어린이에 대한 예의
없음등으로 막내인 내 말이 먹혀들어가지 않음을 일찍 간파했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늘 우울했던 나쁜 기억이 남아있다.
아침에 출근하니 늘 아침에 일하는 직원이 “Good morning”하고 인사 한다.
나도 하이 하며 답해주며 기쁜 낮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몇 달 전에 새로 바뀐 인스팩터는 유독 빵을 가장 중요하게 점수 매긴다.
그녀는 정말 빵을 잘 만들어내는 직원인데 어찌 되었는지 이 인스팩터는
매월 빵에대해 한 마디씩 적는다.
어느달은 빵에 줄 긋는것이 너무 약하다 / 혹은 빵 길이가 일정치 않다.
어느달은 줄 긋는것이 너무 깊다고 적기도 한다. 이 달에는 빵 색깔이 조금 흐리다고
적어놓고 갔다. 내가 보기에는 그녀의 빵은 정말 최고의 점수를 받을만큼 잘 만든다.
직원들 중 가장 알맞게 잘 굽는데 이렇게 적어놓고가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모양이다.
이달 평가서를 읽은 그녀가 얼굴이 굳어지더니 급기야 소리를 지른다.
“다음달에 내가 일 할 때 인스팩터가 와서 나와 마주치게되면 그 시간으로부터
나는 보따리를싸고 집으로 갑니다. 이 직장 끝입니다. 난 일 하는것이 좋아서 나오고
있는 것이지 돈 때문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구요.”하면서 씩씩거린다.
실제로 그녀는 골프장 근처 아주 좋은 집에서 살고있으며 남편은 일찍 은퇴해서
쉬고있고 아내도 일을 고만두라고 하고있는 실정이다.
나는 뭐라 할 말을 잊고 그져 묵묵히 그녀의 분이 삯도록 기다려야만 했다.
그녀가 직장을 고만두면 당장 그녀처럼 일을 잘 하는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않다.
손님에게도 친절하고 부지런하며 시간철저히 잘 지켜주고 정직한 직원이다.
흠 흠 흠
조금 시간이 흐른 후 내가 그녀에게 말했다. “인스팩터가 지적한 빵은 네가 구운 빵이
아니라구 다른 직원이 구운것인데 왜 알지도 못하고 길길이 뛰냐? 넌 언제나 백점이야.
인스팩터가 뭐라고해도 내가 다 책임지는 것이니 맘 풀고 일해.” 나는 그녀를 달래야했다.
한참을 열을 올리더니 내게 미안하다고하면서 그래도 이렇게 한번 소리를 지르고 나니까
스트레스가 풀린다면서 웃기시작한다. “나를 생각해봐. 넌 그까짓 빵 하나로 속상해서
펄펄뛰지만 나는 이 샵의 모든것을 신경써야 한다구. 네가 지금 길길이 뛰는 바람에
내 심장에 구멍이 하나 더 뚤렸단 말야. 이건 네가 고쳐줘야해. 흐 흐 흐.”
참지말고 적당히 화를 내는 것은 서로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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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너무 바쁜 나머지 그림에 손을 못 대었었는데 중간터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