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992 – Mr. Colin 1

2014.06.10 23:38:33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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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신의 친구는 어디 두고 왔나요?”

‘당신의 친구’라는 말은 그의 애견을 말한다.

“오, 네 집에있어요. 보시다 싶이 오늘은 짐이 많아서 함께 못 다녀요.”

짐이라하면 그의 곁에서 늘 함께하는 빈병들이다. 우리동네를 두루 다니며

매일 재활용 깡통을 줍는 미스터 콜린. 마침 오늘이 우리동네 재활용품 거두어가는

날인데 아침일찍 출근길에 그가 우리 집 골목에서  집집마다 내 놓은 박스들을

열심히 뒤지는 것을 보았다.

오후에 샵에서 모아둔 것들을 가지고 Alpine (빈병 돈으로 환산해 주는 회사)에 왔는데

조금 있으니 그가 자전거를 끌고 들어온다.  그는 우리 서브웨이에도 가끔 오는데

애견을 밖에두고 들어와 맛있는 것을 사들고나가 둘이 함께 먹곤한다. 미스터 콜린은 성격이

활발하고 구김살이 없다. 비나 눈이 오는 겨울에도 자전거에 빈 플라스틱 병들을 양쪽에

가득싣고 가는 모습을 종종 보면서 살기가 매우 힘든 분일꺼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미스터 콜린이 이곳에와서 빈병들만 건네주고 돈을 받아가는 줄 알았는데

그는 우선 자기 짐을 내려놓더니 이 곳의 모든 쓰레기 통을 다 비워 청소한다.

나는 이런일을 무심하게 보지 않기 때문에 눈이 그를 따라다니기 시작한다.

쓰레기 통을 다 비우고 나더니 어디서 가져왔는지 긴 빗자루로 바닥을 쓸기시작한다.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자기가 도와줄 일이 있는지 살핀 후 자기가 가져온 빈병들을

계산대위에 올려 놓는다. 나는 내가 가져간 보따리 중 작은 것을 그에게 내밀면서

합하여 가져 가라고 손짓했더니 함박 웃음을 내게 보내면서 고맙다며 목례한다.

비록 빈병을 수거해서 수입을 만드는 사람일지라도 이 처럼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백만장자로 사는자와 다를것이 무엇이랴. 어쩌면 마음은 그들보다 더

부자라고 말 할 수 있을련지 모른다. 사진을 한장 찍어도 좋냐고 물으니 대뜸

“Sure”라고 말하면서 쓰고있던 철모를 벋고 웃는 얼굴로 포즈를 취해준다.

“내일 서브웨이 들릴께요.”하는 그의 말을 들으면서 이제부터는 빈병을 모아

그에게 다 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콜린씨의 빗자루로 바닥을 쓰는모습 / 쓰레기통을 치우던 모습속에서 어쩐지

예수님의 얼굴이 비춰지는 듯하다. 집 없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그의 애견이 집에있다는

말을 들으니 거처할 곳은 있구나 싶어 안심이 된다.

따뜻한 사람에게서 오는 그 비밀스런 느낌 때문일까 내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Mr. Colin, You are really rich man.”

June 10 Mr. Colin.jpg

활련화 / 깻잎 / 베이즐 / 상추 / 민트 등을 한 바구니 땃습니다. (샐러드 용)

June 10 샐러드 야채.jpg

June 9 Zukin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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