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994 – 엄마도 여자였다

2014.06.13 00:00:12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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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에 하늘나라로 가신 엄마는 형편상 화장한번 해 보지 못하고 늙으셨다.

늘 물 세수만 하셨지 어디 감히 화장품이라는 것을 만져나 보셨을까?

엄마가 내 나이쯤 되셨을 무렵이다. 나는 엄마에게 기초화장품과 간단한 색조 화장품을

사다 드렸는데 평소에는 안 바르시다가 주일 교회 가는 날이면 정성 스럽게 화장을

하시곤 했다. 성격이 괄괄하셨던 분이라 ‘엄마와 화장’이 잘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고 생각한 것은

내 착각이었다. 내가 보기에는 화장기 없는 얼굴이나 화장을 하고 난 얼굴이나

별반 차이가 나지 않은 것 같았지만 엄마는 열심히 화장을 하셨다.

나와 함께 몇 년 사시다가 엘에이 언니한테로 거쳐를 옮기신 엄마.

언니와 나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 내가 엘에이에서 살 때 엄마는 나를 보면 언니몰래

검버섯 제거하는 화장품을 사다 달라고 말 하신다. 나는 눈치를 채고 엄마가 원하는 것을

사다 언니가 일 갔을 때 갖다 드리곤 했다. 실은 그 화장품이 값이 좀 나가는 것이라

내 형편에 쫄리기는 했지만 엄마의 마음을 기쁘게 해 드리기위해 사다 드렸다.

젊었을 때 좋은 영양크림 한번 발라보지 못했던 그 얼굴인데 팔순을 넘기시고 얼굴에 물기

다 마른 얼굴에 검버섯 제거약이 효과 있었까?

죽기 전에라도 여자이고 싶었던 엄마를 생각하면서 남자는 죽도록 거시기에

매달리지만 여자는 죽도록 예뻐지고 싶은 것에 매달리는 것을 알게된다.

엄마의 별명은 배장군 / 호랑이 할머니 였지만 그래도 엄마는 예뻐지고 싶어하는

여자였다.   다음 세상에 태어나셔서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하셨던 울 엄마 꼭 그렇게

되시기를 기원해 본다.

“엄마 아름다운 모습으로 태어나셔서 남자들 수 백명쯤 (수 천?) 한꺼번에 죽이는 배우가

되어 전생에 다 발라보지 못했던 화장품 많이 발라보세요. 요즈음 좋은 제품이 넘넘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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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타는 무리들 머리올렸습니다.

June 12 Biker.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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