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574 – 건망증

2012.12.26 22:28:11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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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성탄절에 밴쿠버에서 아들 내외를 만나기 때문이

아들이 좋아하는 깍두기를 미리 한 병 담궈 놓았다.

냉장고를 들락날락 하면서 갈 때 깍두기 가져 가야한다고

다짐에 또 다짐을 했었다.

이번주는 25일이 화요일이라 문을 닫는 관계로 늘상 해오던

화요일 물건오더를 월요일인 24일에 해야만 했다. 패리 타는데

신경을 쓰느라 오후 2시까지 일하고 집에와 옷만 갈아입고

급히 나가는 바람에 깍뚜기는 깜빡했다.

패리를 타고 가는 동안에도 깍뚜기는 저~ 만치 내 기억에조차

없었고 아들을 만나서 몇 시간 있는동안에도 깍뚜기는 나와 상관없었다.

거의 잠자리에 들어갈 무렵에 며늘아이가 아들이 김치를 좋아해서

가끔씩 한국 마켓가서 김치를 사다 먹는다고 한다.  그때서야 섬광처럼 머리를 때는

‘깍  뚜  기’.

오,

호 통 재 라

그 다음날 아침 친구를 만나 잠시 얼굴만보고 헤어지려고 하는데

친구가 “얘, 너 새우젓 좀 가져왔니?” 한다. 이 친구가 내가 생 새우 사는것을

알고 작은 새우를 사서 새우젓을 담그라 일러준 친구다.

아플싸 작은 병이지만 세 병이나 담궈놓고 지하실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갈때 새우젓 가져 가야지… 했는데 깜빡.

집에오는 패리를 급히타야했기에 친구와 몇 마디 말도 못 나누고

헤어져야만 했다.

집에 돌아왔는데 바로 그 친구 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얘, 너 줄려고 가져 나갔던 나마까시 깜빡했다.

네가 휑~ 떠나고도 한 참 후에야 나마까시가 그대로

내 차 안에 있음을 알았다. 네가 건망증 운운 하면서 혀를 끌끌 찰 때도

나는 그것과 상관 없는 사람처럼 태연히 있었으니.

허 허 허.”

이 친구의 언나가 나마까시를 너무나 맛 / 멋 있게 만드시는데

밴쿠버에서 소문난 나마까시다.

오 ~

호 통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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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처럼 고운 돌맹이를 만났습니다.

Dec 26 Egg ston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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