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방문하겠다고 연락온 독자 두분이 드디어
케익을 들고 오늘 밤 찾아왔다. 조용한 숲속 별들만이
깜빡거리는 이곳에서 세 사람이 창문이 부셔질 만큼 많이
웃고 떠들어댔다. 각자의 걸어가는 길은 너무나 다르지만
지나온 눈물자국들을 들여다 보니 어슷 비슷하다.
“내게 이런일이 없었다면 얼마나 남을 우습게 보았을까?”
“내게 이런일이 없었다면 육신 아픈 사람의 심정을 어떻게 알았을까?”
“내게 이런일이 없었다면 돈 없고 힘없이 고통 당하는
이들의 자리를 이해할 엄두도 못 내었을 것이다.”
우리들 마음속을 두드려보니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시린 가슴을 안고 하루 하루
정성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 모습들이다.
열시가 넘어가면서 “가야지, 가자”, 하던 사람이 열 두시가 다 되어서야
궁둥이를 뗀다.
세상에~~~ 내 눈거풀이 더 이상 떠지지 않는데도 도통 갈 생각이 없다.
이제부터는 들어오는 시간에 상관없이 돌아가야 하는
시간을 정해놓아야 할까부다. 그들은 마음속의 할 말들을 실컷 다
토해내고 가볍게 현관문을 나간다.
정말 인생은 하나의 이론으로 정리될 수 없는 것 인가보다.
‘2013년 첫 방문자들 겨울 밤 공기를 가로지르며 지금쯤
프리웨이를 달리고 있겠지. 그 들이 사온 이 처럼 예쁜 남은 케익이
지금 냉장고 안에들어 있다. 매일 수지 맞는 인생.
오늘도 대박이다.
다음 방문자는 금주 토요일 오후 3시로 잡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