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다녀왔다.

어제 닥터즈 오피스에서 신상서를 쓸 때 일주일에 몇 번

운동하는가란 난에 아무것도 쓰지 못했다.

서브웨이에서 일 하면서 그놈의(읍시) 암행어사 인스팩터 때문에

마음대로 몇 시간 어디 갈 수가 없다. 암행어사가 다녀가고나면

조금 몸을 움직이는데 그것도 일을 하다보면 밤중이된다.

오늘 3.5M라는 사인을 유유히 수영하면서 비시시 웃음이 나면서

지난날의 공포가 떠 올랐다. 우리 어렸을 때는 어디서 수영을 배울 수 있었겠나.

나 역시 서울에 살면서 그런 기회를 갖지 못했었다.

캐나다에와서 수영을 조금 배워 물위에 잘 떠서가는 것까지는 했는데 내 키를 넘는

사인만 보면 잘 가던 몸이 굳어져 버렸다. 금방 물에빠져 숨이 막힐 것 같은

공포가 밀려오면서 혼비백산하고 뒤로물러 얕은곳으로 피해가야만 했다.

그러기를 수년 간.

그러던 중 어느 수영장에 갔을 때 가장 깊은 곳이 5.7 피트라고 쓰여있었다.

가만 가만… 내 키가 5.6 피트 인데 겨우 1피트 때문에 이렇게 절절 매고 있나. 만약 빠져도

죽지는 않겠다는 확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담대함은 이렇게 시작되어 그 1 피트를 통과하게되니 오늘처럼 3.5미터라는 내 키의 두배

깊이도 쓱쓱 지나갈 수 있지않나. 이런것을 두고 마음이 사람을 지배한다고 하겠다.

강하고 담대한 생각을 하면 무슨일이든지 다 할 수 있다.

나는 남들이 하는 것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도전한다.

마흔살에 스키를 배울때도 마찬가지 였다. 몇 번 리프팅을 타고 중간 레벨까지 올라갔을 때

정말 이제는 다시 지상으로 내려가지 못하겠구나 하는 공포가 밀려왔다.

완전 절벽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꼭 내려가야만 하지 않가.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소리내어 “나는 안 넘어진다. 끝까지 내려갈 수 있다. 나는 안 넘어진다…..”를

수 백번 되뇌이면서 내려왔다. 물론 중간에 자빠지고 넘어지고 구르고 난리가 아니었다.

한번 그렇게 하고나니  Beginner 쪽은 아예 처다 보지도 않고 바로 중간 레벨로

올라가 겨울 스포츠를 친구들과 한층 즐기곤 했다.

삶은 용기다.

죽을 때 죽더라고 할때는 있는 힘을 다해서 산다.

“공포는 물러가라. 썩 물러가라.” 명령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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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뉴욕에서 귀한 독자님이 성탄카드를 보내주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금년에 꼭 놀러오셨으면 합니다.

** 수영을 하면서 커다란 창밖을 바라보니 울창한 소나무와 봄에 싹을 띄울

앙상한 가지들 그 위로 파로스름한 하늘이 햇볕과 친구가 되어 찬란했습니다.

그리고 분홍빛 구름 그 위를 가로지르는 새 떼들.

제 눈가로 스치는 한 웅쿰의 물줄기가 수영장 속으로 풍덩 빠져버렸습니다.

자주 제 잃어버린 눈물을 찾으러 수영장으로 달려갈 참 입니다.

** 오늘 완성된 그림입니다.

Jan 10 Christmas Concert.jpg

작은 타일 머리올렸습니다.

Jan 9.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