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나절에 여자 손님이 꼬마 아들 둘을 데리고 왔다.
손님은 성격이 서글서글 하며 내가 샌드위치를 싸는 잠시동안이지만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게 됐다.
두 아들녀석은 벌써 쪼르르 자기가 안고 싶은 의자에 달려가 앉아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내가 “아들이 둘이니 딸 하나 있으면 딱이겠네요.”라고
말했더니 머리를 저으며 아니라고 한다. 보통 사람들은 “그랬으면 좋겠지만
너무 힘들어서요.” 라던가 “딸 나을 보장이 없어서요.” 등등 말을 하는데
이 여인은 대답이 달랐다.
내가 왜 아니라고 말하냐고 물으니
“내가 이 집에서 여왕 노릇을 영원히 하고 싶거든요.
딸이 생기면 내 인기가 떨어지고 경쟁이 붙어서 싫어요.”라며
두 아들곁으로 종종 걸음으로 걸어간다.
“하~”
내가 놀람반 웃음반으로 “Oh my goodness, really?”등등의 표현으로
그녀를 쳐다보니 진짜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집에서 세 남자가
Honey, Mommy 를 늘 찾고 엄마나 아내에게 서로 잘 보여 칭찬 들으려고
경쟁 붙는 집인가보다. 이 여인은 이 세 남자의 아부를 매우 즐기고 있고.
“호~”
“그러나 여인이여 당신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우
남편이야 붙은 껌이니 떼어낼 수 없겠지만 두 아들은 때가되는
다른 여왕을 섬기기위해 당신 곁을 훌쩍 떠날텐데 그땐 어쩔려구?”
잘 먹고 떠나면서 “바이”하고 손을 휘 저으며 나가는
그 여인의 뒷 모습에서 세 명을 거느린 아직은 행복한 작은여왕의
모습을 찾아본다. 집집마다 대문을 열고 들여다보면 희곡 한편씩 써
내려갈만한 소재가 듬뿍 들어있다.
참 재미있는 세상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