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599 – 서부전선 이상없다

2013.01.28 09:02:28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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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퇴근했다.

아니 지금이 아침 아홉시 반인데 우째서?

아침에 눈을뜨니 내가 일어날 시간이다. 알람소리 없이 눈을뜨게되어

몸의 기억력 운운하면서 일어났다. 어제 조목사님 설교에도 그런 말이

있긴 했었다. 매일의 습관이 몸을 길들여서 다 알아서 움직인다고.

유니폼을 주섬주섬 입고 컴컴한 층계를 넘어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핸들 바에 손을 잡으면서 내려간다. 어찌 오늘은 더 컴컴한고… 야릇한 생각이

잠시 스쳤지만 그런가보다 하면서 계속 출근준비.

애이프런을 입고 모자까지 쓰고 명찰을 단다.

운동화를 단단히 조여매고 월요일, 일주일의 첫날을 힘~ 차게 내딧는 순간

눈이 갑자기 시계쪽으로 돌려진다.

읏, 지금이 몇지야? 오전 4시35분.

오 마이 갓

완전 두 시간 일찍 준비했잖아?

그렇다고 다시 침대속으로 들어갈 수는 없는 일.

코트를 벗고 집안일 시작. 와~ 가계 잘 돌볼려다 내 집 완전 엉망이었구먼.

먼지털고 마루 비누질하고 한 시간 후다닥 지나간다.

흠. 아직도 한 시간이나 남았구먼

그렇다면 요리를 해야지. 직원들에게 인심 좀 써 볼까?

해물김치전으로 낙착. 마침 어제 해물 녹여놓은 것이 있으니

내 맛난김치 총총 다져서 계란하나와 잘 섞어 지글지글,

아홉개의 동그란 먹거리 탄생. 야홋 즐거운 비명을 혼자 지르며.

가계에 들어서니 나 보다 더 일찍 온 직원이 분주히 움직인다.

내가 일찍 오니까 직원은 나 보다 더 일찍 오고있다.

햐~ 기특 기특하다. 그러니까 말이지 주인이 설치면 일하는 사람들도

더 열심히 한다는 말 맞구먼. 난 주인은 아니지만.

따끈따끈한 해물김치전을 보더니 직원이

와! 와! 언니(어디서 언니라는 말을 배웠다.) 최고~ 라며  소릴 지른다.

오늘 아니 이번 일주일도 분명 우리 샵은 기쁨의 도가니가 될 것임이 틀림없다.

잘못 일찍 일어난 댓가는 아주 크구먼.

매사에 positive thinking이면 이렇게 잘 된다 말이지.

샵에 모든 준비가 끝났는데도 아침 아홉시.

“얘야 난 조금 쉬고 오련다. 점심 시간에 와서 도와줄께.”

“사장님 밴쿠버에서 푹 쉬세요. 서부전선 이상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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