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611 – 지금은 휴가 중

2013.02.11 12:23:43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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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세요?”

“아, 게임요. 애니팡이라고 하죠.”

헤어 드레스의 어깨가 으쓱한다.

펌 하는 도중 머리를 뒤로 젖혀놓고 약 10분 기다리란다.

“이럴때는 애니팡이야.”

가방을 달라고해서 새 전화기를 꺼내는 나.

여섯개의 동물 얼굴이 그려져 있는 Ani Pang

모두들 한 차례 지나간 시들한 게임인것 같지만

아직은 그래도 사랑을 받고 있는 듯하다.

처음에는 한 번 끝나면 몇 천 단위로 점수를 받았는데

이제는 만 단위로 넘어간다.

지난 주 밤중에 달려와 가르쳐 주고간 그니가 할때는

손이 안 보이게 움직여 귀신인줄 알았다.

가만히 보니 약간의 패펀이 있는 것 같다.

그렇겠지. 만들때 그렇게 무작정 만들지는 않았을꺼야.

나름 게임의 성분 분석으로 돌입.

카톡이 터진 삼일 째 되던 날 세 개의 영어 이니셜만 써있는

묘령의 문장이 들어온다.

“재밋게 지내는 것 같구나.”

“누구야?”

몇 시간 동안 묵묵부답

“어서 신분을 밝여. 신고한다.”

작년에 해킹 당한이후 나는 이상한 것이 들어오면 바짝 긴장한다.

가만 가만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의 이니셜을 떠 올려보니

뉴저지에 살고 계시는 고등학교 선생님 뿐이다. “아쁠싸.”

마음을 가다듬고

“혹 선생님?”

저녁 늦게 들어온 메시지

“그래 나다.

요즘 아이들 언어폭력이 심하지?”

애고 딱 걸렸네.

“그런데 선생님은 저보다 휠씬 나이가 많으신데 벌써부터 카톡을 써 오셨군요

그러나 죄는 없어요. 선생님께서 신분을 안 밝히셨으니까요. 호 호 호”

이렇게 나는 선생님 때문에 다시 아이가 됐다.

애티팡을 터뜨리면서 아이들이 게임 중독에서

못 빠져 나오는 것을 아주 쬐끔은 알게됐다. 나는 입구에서 차단해야지.

그런데 벌써 내 점수가 134,534 이렇게 올라갔으니… 쯧.

지금은 휴가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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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30″ x 40″ – Oil on Canvas) 오늘 완성 했습니다.

Feb 1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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