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밋밋한것 같아도 잠자기 전 끝까지 지켜봐야한다.
퇴근하고 돌아온 저녁 아홉시 반, 딩동뎅동 전화벨 소리가 들린다.
누굴까? 이 시간에.
“아, 안녕하세요?
가게 들렸더니 퇴근 했다해서 집으로 전화했어요.”
오늘은 집에서도 물건 오더 하는 날이라 잠시 들리라는
소리도 못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 한 삼십분의 시간이 흘렀나보다.
다시 땡땡 띵띵 전화벨이 울린다.
“저기요. 문 앞에 튜립과 듀리안을 사다놓고 갑니다.
봄 꽃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마침 수퍼스토아가 열시까지 문 열려있어서요.
갑니다. 그런데 아일랜드 이야기에는 쓰지 마세요.”
“흐 흐 흐.” 그니에게 “그러지요.” 라 말 했지만
내가 이 것을 놓칠 사람인가.
오늘은 별 일도 없고 힘든 날이라 그냥 일찍 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쓸 거리를 가져다 주신 그니가 넘 고맙다.
듀리안은 내가 그니에게 소개했는데 이것을 살때마다 나를 생각하고
가끔씩 이렇게 사다놓고간다.
듀리안의 맛이란 이렇다.
복숭아, 파인애플, 사과, 바나나, 그리고 요거트를 잘 반죽 해놓은 것
처럼 입안에서 스르르 녹는다. 이 과일안에는 여러개의 방이 있고
방안에 과일이 하나씩 들어있다. 정식 meal 사이 요기로 최고다.
얼리지 않고 fresh 한 것은 아주 비싼데
하나에 약 35불 정도다. (20 여년 전 가격)
영부인 이순자씨가 비행기로 공수해 먹었다고 그녀의
요리사가 쓴 책에 적혀있다.
이만하면 오늘도 쏠쏠한 재미를 느끼면서 잠자리에 든다.
요즈음은 일찍 자려고 한다. 새벽에 깨야 하기 때문이다.
모두들 짐 내려놓고 푸근히 주무세요.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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