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633 – 아주 기쁜 날 1

2013.03.12 00:30:17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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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기쁘다.

많은 날들 사는 것이 힘 겹고 눈물나고 낙심되는 날들이 많다.

그러나 오늘처럼 천성을 향해 감사 기도를 드리는 날도 생애 몇 번은 있다.

이 일은 내게 무슨 유익한 일은 아니다.

일하는 직원중에 작년에 결혼한 도로시라는 필리핀 여직원은

매월 생리를 할 때마다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하루도 쉴 수 없이 일한다.

자기 집에 일정한 돈을 꼬박 보내야 하기때문이다.

내가 이곳에 일 하기 전부터 그래왔다고 한다. 이럴때마다 사장님이 달려가

몇 시간 가게를 봐주곤 했단다.

마음 약한 사장은 그녀를 집으로 가라고 하지 못해 그냥 가게 앉혀놓고

자신이 일을 했다는데 원 세상에 사장님께서 별 사정을 다 봐주시다니…

몇 달 전 사장님께서 그녀의 동생을 이곳으로 이민시키기 위해 서류를 제출했다.

여러번 에이젼을 만나야했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소요됐다.

이민국과의 인터뷰는 내가 맡았다.

나는 몇 달 동안 에이젼이 건네주는 서류들을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예상 질문을 공부하느라 여간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노심초사 전화 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차에 지난 주 목요일 드디어 이민국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먼저 이민관의 이름을 물어 적어놓고 내가 영어를 썩 잘 하는 사람이 못되니

쉬운 말로 물어달라고 하면서 차근 차근 질문에 대답했다.

인터뷰가 생각보다 쉽게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 이민관은 서류 검사를 다시해서  다음주에

연락한다고 하더니 마침 오늘 점심시간에 전화가 왔다. 마지막 다섯가지 질문을 잘 통과하여

도로시의 동생을 캐나다에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내가 평소 원하던 대학 시험에 합격 한 것 이상으로 즐겁고

기쁘지 않을 수 없다. 내 머리에서 앤돌핀이 팍팍 도는 소리가 들린다.

성취감 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것이 아닌가.

직원들의 어려움을 자상하게 보살피려하는 사장의 배려도 높이사고싶다.

오늘밤은 그동안 공부하던 서류 더미를 설합에 넣고 쉼을 찾는다.

잠이 잘 올것 같다.

평소에도 머리만 베게에 닿으면 잠이 드는데 잠 더 잘오면 우짤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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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정원에 핀 첫번째 꽃 들입니다.

Mar 11 A.jpg

Mar 11 B.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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