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복도 바닥에 붙어있는 빨간 딱지를 따라 계속 걸어가세요.”
간호원이 내 차트를 손에 쥐어주면서 하는 말이다.
“알았어요.”
그런데 동그란 빨간 딱지 붙어있는 복도는 왜 이렇게 길담.
오른쪽 왼쪽 그리고 아주 길게 걸어가니 빨간 딱지가 멈춘다.
아무도 없는 쓸쓸한 복도에 흰 종이 하나 손에들고 나만 걸어간다.
갑자기 외롭고 음습한 생각이든다.
나의 마지막날 내 영혼이 육체와 분리되고나면 이렇게
긴 통로를 지나가겠지…란 생각하면서 나름 깊은 생각에 잠겨본다.
빨간 딱지 통로 마지막에 창구가 하나 나오고 리셉션이 내 종이를
받아들고 다시 벽위에있는 초록색 선을 따라 끝까지 가라고한다.
뭐야,
가는길이 왜 이리 멀꼬.
X-Ray 대기실 의자에 앉아 내 차례를 기다린다.
벽에 써 붙여있는 문구가 나를 사로잡는다.
“이곳에서는 약 2 시간가량 기다려야 합니다.
잘 참고기다리세요(Be patient).”
이미 환자 대기실에서 가운만 입고 어정쩡하게 침대에 앉아
한 시간 이상을 견딘 후가 아닌가.
밤 8시가 넘어 결과가 나왔다며 의사가 다가온다.
“너무 운이 좋았어요. 다행히 뼈는 다치지 않았습니다.
실은 이렇게 넘어지는 경우 long을 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아주 치명적이지요.
몇 주 고생하면 놀랜 근육들이 가라 앉게 됩니다.”
‘타이라놀 3’ 처방 종이를 들고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여러가지 생각들이 오간다. 어제 밤 늦었지만 여선교회 회원들에게
메시지를 넣으면서 “내일 뵙지요.” 했지만 오늘 그 들을 보지 못했다.
성경이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교회가기 위해 샤워하다 욕실에서 넘어졌다. 넘어지는 순간 대형사고를
직감했다. 어찌 해서라도 손실을 적게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부딛히는
오른쪽 갈비부분을 두 손으로 감싸쥐었다.
모두들 교회갔으니 부를 사람도 없고 아랫층으로 전화기를 가지러 갈
몸도 아니었다. 간신히 기다싶이 하여 침대위에 오를 수 있었다.
카톡으로 교회 집사님께 상황을 전달하고 여기 저기 도움을 청한 끝에
사고 몇 시간 후 병원으로 갈 수 있었다.
가운 벗고 집에 가도 좋다고 말하는 의사에게 나는 환자들에게 왜 patient라는
말을 붙이는지 알게 됐다고 말하니 알아차리고 빙긋이 웃는다.
지루한 대기실에서 ‘애니팡’도 하고
‘퍼즐 주주’도 하면서 무료한 시간을 달랬다.
약기운이 조금 도는지 갈비뼈 통증이 조금 가라앉는다.
사는 건 게임이다. 게임은 언제나 잘 되지는 않는다.
인생 새옹지마, 그래도 앞으로 더 조심 하라는 경고로 받아 드리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리에 든다. 기도해 준 교우님들께 감사드리며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