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에 필요한 물건을 오더했는데 4주나 되어야 완성된다고한다.
이렇게 느림보 동네는 처음이다. 모든게 급한것이 없다.
퇴근 후 집안을 정리하느라 힘들었는지 일찍 침대에 누웠다.
꼼짝 안하고 누워있으려니 잠은 안 오고 공상으로 들어간다.
사람은 왜 사는가?
그래 이렇게 열심히 살아서 뭘 어쩐다구?
결국은 죽음으로 달려 갈 뿐인데.
죽음 후에는 어떻게 된다구?
이 집 저 집을 들여다 봐도 다 걱정과 근심 덩어리 가득 하구먼.
어느집은 돈 걱정. 어느집은 자식걱정. 어느집은 건강걱정.
어느집은 서로 안 맞아 못살겠다는 푸념 등등.
이렇게 생각에 생각을 꼬리를 무는동안 친구와 통화하게 됐다.
내가 대뜸 “얘 사람은 왜 살지?”라 물었더니
친구가 “걍 사는거야.”라 한다.
조금 후 메일이 하나 들어온다.
“언제부턴가 사는 일이 기쁨이 없어진 것이 가장 쓸쓸한 일이지요.
왜 이럴까요.
오늘도 그 문제를 안고 곰곰히 생각해 보았어요.
단지 케미컬 때문이라면 약은 없는건가 ?
너무 오래 살았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이런 이야기를 이해할만한 사람이 제 주위에 없군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정신줄을 잡으려고 애쓰고 있다.
기도하며 위로받고 위에계신 그 분의 힘을 빌리면서 공상을
물리쳐본다. 밖이 너무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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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그리던 그림 하늘 부분과 먼 동네를 손질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