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고민의 종류도 참 많다. 일반적으로 말 하는 건강 / 돈 / 자녀 / 관계 / 직장 등등은 다  스스럼 없이 나누는 고민이지만 한 가지 또 남에게 말 못하는 고민이 있다.

교회 다녀오는길에 바이타민 샵에 들렸다. 어제 어느 여인이 내게 부탁한 바이타민을 사기위함이다. 옛날 일 하던 곳이라 내가 무엇을 사야하는지 알고있어서 남성 코너에가서 제품들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조금 있으니 남자직원 한 사람이 내 곁으로 다가와서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한다. 내가 웃으면서 “아, 내가 살 것을 알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새 제품이로군요. 옛날에는 없었는데.” 직원이 나를 흟긋 처다본다. “이 제품을 사용해 보셨나요?” “옛날것은 알고 있어요.”  제품 가격을 보니 새로나온것은  열 알에 50불인데 옛날 내가 알던 것은 30알에 40불이다. 엄청난 가격 차이를보니 새 것의 효능이 만만찮게 좋다는 증거다.

부탁한 여인에게 전화를 건다. 내 설명을 듣더니 “언니는 어떻게 생각해?” 한다. “글쎄 좋은 것은 아무래도 성능이 확실 하지 않을까? 그래도 옛날에 내가 알고 있던 제품도 써 본 사람들이 불평 없었던 것을보면 그리 나쁘지는 않은 듯하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그 여인이 내게 말 한다. “언니, 성능이 너무 좋아도 곤란하지 않을까? 힘이 너무 뻗혀서 나 하나로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여자 까지 이어지면 내가 얼마나 억울할까?” 하면서 헤 헤 헤 웃는다.

일단 조금 낮은 성능으로 사는것으로 결정을 보고 사온 바이타민이 내 차 속에 얌전히 들어있다. 얼마전에 만났던 그 여인이 남편과의 고민을 털어놓기에 포기하지 말고 노력해보라고 권면해 주었다. 이어 내가 바이타민 샵에서 파는 질 제품을 알고 있다고 말해주었더니 당장에 한 병 사다 달라고 한 것이다. 부부 생활에 문제가 생기면 모든것이 짜증나고 시시비비가 붙게 마련이다. 내가 요즈음 좀 쉬니까 이런저런 부탁이 들어온다. 할 수 있는 일은 도와주고 못 하는 것은 정중히 거절한다.

이곳 서양  남자들도 이 제품을 사려고하면 쭈빗거리고 어색한 표정들을 짓곤했는데 어찌 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이 제품을 손에들고 캐숴대까지 가져왔을꼬?

나와는 상관없으니까? 아니면

이제 나이 많아서 아무것도 부끄럽지않다?

아이고 어쨌던 남의 부부 고민 하나 덜어주려고 좋은 일 하나 했다. 효과에 대해서는 그 들 부부가 사용 해 본후 알아 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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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와 코스모스 (사인 끝냄) 손질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