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브웨이 사장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샵 마감할 때 빵 갯수를 세어 적는것과 돈 액수 적는 종이가 다 떨어졌다면서 복사를 부탁해왔다. 지난것에서 약간의 수정이 있어야 했다. 나는 이런것들을 Illustrator 에서 작업해 왔는데 지난번 파일을 꺼내어 다시 박스를 만들려는데 박스가 움직여주지 않는다. 박스 하나를 만들어놓고 이것들을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끌고 가서 모양을 쉽게 만든다. 이것은 Illustrator에서 아주 기본동작이다. 지금까지 한번도 이렇게 박스가 움직여지지 않은 적이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여러가지 기능 중 무엇을 잘 못 건드렸나 싶어 이곳 저곳을 다 클릭 해 보지만 한번 내가 만든 모양에서 꿈쩍도 안 한다. 줄이고 늘일수가 없으니 작업이 중단될 수 밖에는.

이 기능은 물론 박스 뿐만 아이라 원형 타원형 6각형 별모양 등등을 만들어 낸다. 어쩐담. 이것을 사용할 줄 아는 가까운 사람에게  전화를 거니 안 받는다.  다음은 미국에 살고있는 지정이다. 지정이는 포샵과 일러스트레이러로 일하는 그래픽 다자이너다. 내 말을 듣더니 가끔씩 컴퓨터에서 에러나 나면 그렇기도 한 단다. 매일 똑같은 방식으로 움직이는데 어째서 갑자기 이렇게 움직이지를 않는지 마치 말 안듣는 악동처럼 얄밉다고 했더니 “호호호” 하며 웃는다.

지정이는 잠시 생각해 보더니 “선생님, 그러면 툴 박스로가서 어딘가에 박스 두개가 겹친곳이 있을꺼예요. 그것들을 한번 클릭해 보세요.”한다. “그래?” 나는 즉시 이곳을 찾아 움직여보니 박스들이 스르르 내가 원하는 곳으로 옮겨진다. “지정아, 됐어…” “네 선생님 다행이예요.” 이렇게 힘겹게 박스를 움직여 회사일을 잘 끝냈다. 물론 옛날처럼 하던 내 방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해서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곳 학생들중에 성적 올 A 만 맞고 다르것은 아무것도 모르고 공부(점수)에만 전염하는 아이들에게 ‘Square’라는 별명을 붙여주는데 이것은 결코 인기있는 별명이 아니고 말 하자면 네모상자처럼 요지부동 ‘꽉 막혔음’ 이라는 뜻이다.  막힌 사람을 상대해 본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내 의견이 최고 / 내 의견만 맞어 / 다른 것은 난 몰라 / 나는 너의 의견에 동의 못해 / 난 조금도 바꾸고  싶지않어 / 이런 사람이 내 배우자라면 나는 정말로 환장할 노릇일테고 이런 성격의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매일 그 자식의 머리통을 쥐어 박아주고 싶을 것이고 이런 사람이 내 친구라면 나는 일찌감치 그 친구로부터 도망가 버릴 것이고 이런 사람이 내 교회 성도라면 목사님은 매일 “주여주여 저 골통을 어찌하면 좋습니까? 내 힘으로는 안 됩니다. 도와주옵소서.”라며 기도를 드릴 것이다.

공부 좀 못해도 이리저리 여유있게 부모 마음에 움직여주는 자식, 좀 까칠한 성격이라 해도 그럭저럭 이해해 주는 친구, 돈을 좀 적게 벌어와도 “잘했소 잘했소”라며 칭찬해 주는 아내, 조금 얼굴이 자유형으로 생겼다하더라도 “당신이 최고야”며 위로해주는 남편 목사님 설교가 떠듬하고 어설퍼도 “우리 목사님 그래도 마음씨는 착하셔”라며 긍정적으로 대해주는 성도들, 사사건건 물고늘어지는 성도들이 있다해도 “주여, 제게 기도 제목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기뻐하는 목사님등등. 우리는 네모보다는 자유형을 좋아한다. 언제나 마우스를 갔다대면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는 그 ‘Free Run Mouse’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