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제 15대 황제 안토니누스 피우스
로마인 이야기 13권 중 제 9권을 오늘 끝냈다. 이야기 거의 끝 무렵에 명상록을 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제16대 황제)’의 양아버지인 제15대 황제 ‘안토니누스 피우스’의 기록이 참 마음에 와 닿아 독자들과 나누고져 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회고록에는 우선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스승(프론토) 등 몇몇 학자등을 열거한 뒤 양아버지인 안토니누스 피우스에게 특별히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아버지에게서 나는 온화한 성품과, 심사숙고한 뒤에 결정한 일은 단호하게 실행하는 불변의 의지를 가질 것을 배웠다. 사람들이 뒤쫓는 명예 따위에서 허영을 구하지 말고, 노동과 근면을 사랑하고, 공익을위해 건의하는 말에는 기꺼이 귀를 기울이고, 상벌을 가함에 있어서는 그 공과에 따라 공정하게 할 것과 상황에 따라 준엄하거나 관용을 배풀거나 해야 할 때는 경험을 통해야 한다는 것 등을 배웠다.
또한 내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그분은 미소년들에 대한 정욕을 자제했다.(이것은 특히 하드리아누스를 염두에 둔 평가임이 분명하다.) 또한 그분은 다른 시민들보다 당신이 더 나을 게 없다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신하에 대해서도 식사할 때나 다른 지방으로 떠날 때 갖추어야 할 절차나 일체의 구속을 면제해주었다. 따라서 어떤 긴급한 사정으로 아버지한테 예의나 절차를 소홀히 한 사람에게도 늘 관대했고 한결같았다.
모든 중요한 사항을 처리함에 있어 주도면밀하고 참을성있게 검토하고 연구했다. 친구들을 오래 사귀고 보호했으며, 금세 싫증을 내거나 애정을 남발하는 일이 없었으며, 어떤 경우라도 만족스럽고 쾌할하게 처신했다. 모든 일은 미리 살펴 극히 사소한 일이라도 빈틈없이 처리했으며, 세속의 갈채과 모든 아첨은 미리 저지시켰다.
또한 국가를 통치하는 데 필요한 모든 문제에 부단한 주의를 기울여 좋은 통치자가 되도록 노력했으며, 이런 행위들로 인해 생기는 비난에 대해서는 강한 인내로 견뎌냈다. 아버지는 신들을 충분히 신봉했으되 미신적으로 신봉하지 않았으며, 선심을 베풀어 민중의 환심을 사려고도 하지 않았다. 또한 민중을 위하는 척하면서 농락한 일도 없었고, 매사에 냉철하고 성실한 태도로 임했기에 결코 비열한 사상, 비열한 행위를 내보이지 않았다. 결코 신기한 취미에 빠지는 일도 없었다. 생활에 유쾌함과 윤택함을 더해주는 행운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아버지는 과시하거나 주저하지 않고 그 방법들을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그것들을 소유했을때는 꾸밈없이 즐거움을 누렸으며, 그렇지 못했을 때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일 없이 스스로 자유로움을 느꼈다. 어느 누구도 그분을 궤변가라든지 교양없고 경솔한 공론가라고 비난하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 사람이 그를 가리켜 원숙하고 완성된 인격의 소유자로서 아첨을 초월하여 자타의 어떤 일도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인정했다.
한폄 아버지는 참된 철학자를 존경했고, 위선적인 철학자들에 대해서는 아무리 세간에서 명성이 자자해도 경멸했으며, 그들의 학설에 현혹되는 일도 없었다. 또한 좌담 자리에서도 늘 원만하여, 어떤 경우라도 무례한 태도를 보이는 일이 없이 좌중을 유쾌하게 이끌었다.
그분은 육체의 건강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삶에 지나치게 집착하지도 않았다. 또한 신체적 외모에 대해서도 특별히 신경쓰지 않았으며, 그렇다고 전혀 무관심하지도 않았다. 그러므로 의사의 진찰이나 약제사의 처방을 받을 필요가 거의 없었다.
<내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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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로 다녀온 Summit Restaurant. 맑은 하늘과 따스한 봄 기운을 받으며 나의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