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줄리오의 비극 : 지중해를 물들인 아홉 가지 러브스토리
페라라 공국에서 비록 서자이기는 하나 공작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유유자적한 삶을 살다 한 여자를 둘러싼 피비린내나는 형제 간의 다툼 끝에 결국 비극적으로 인생을 마감하는 돈 줄리오. 그의 복수에 대해 “인간은 자기 자신이 가장 긍지로 여기는 것에 상처받게 되면 악마에게 몸을 파는 것쯤은 그리 대수롭지도 않다”고 말한 시오노의 절묘한 해석이 돋보인다.
파리시나 후작 부인이 처형되기 전 사흘 동안을 광란 속에서 보낸 궁전의 탑은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16세기 초, 사랑과 집안 내의 문제 등으로 또다시 영민들을 공포에 떨게한다. 이 사건 일어난 1505년에는 에르콜레의 장남 알폰소가 스물아홉 살의 나이로 페라라 공국의 영주가 된다. 당시 이탈리아는 육친이라도 안심할 수 없는 전국시대였다. 로마 교황청, 베네치아 공화국, 피렌체 공화국, 밀라노 공국, 나폴리 왕국 등 다섯 강국이 있었고 페라라는 5대국에 이어 중소국들의 선두 위치에 있었다.
군주가 된 알폰소는 궁중의 화려한 행사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공국의 주인으로서 책임 있는 행동과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보는 정치가였다. 그에게는 한 살 터울의 차남 페란테(궁중에서 무도회나 야외의 화려한 분위기를 좋아했음). 다음으로 한 살 터울의 미남 줄리오(줄리오도 페란테와 같은 생활을 즐겼음), 그리고 또 한 살 터울의 막내동생 추기경 이폴리토가 있었다. 1502년 로마에서 루크레치아 보르자가 알폰소에게 시집오면서 그녀의 사촌인 궁녀 안젤라를 데리고 왔다. 페라라 궁정은 이 되회적이고 세련된 두 여자를 맞이하면서 한층 더 화려하게 변모되어 간다. 모든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안젤라를 형제 줄리오와 이폴리토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안젤라는 두 사람을 적당히 가지고 놀면서 지냈다. 추기경인 이폴리토는 흉년이 들어 힘들어하는 형 알폰소를 도와 정무에 열중했지만 줄리오는 그런것과 상관없이 별장에서 유희를 즐기며 지낸다. 사건이 일어나는 날 추기경 이폴리토가 안젤라를 만나러 혼자 말을타고 가는 줄리오를 발견하고 그의 신하에게 명령한다. “눈을 찔러라, 두 눈 다 쩔러버려” 이폴리토가 줄리오의 눈을 찌르게 한 것은 사연이 있다. 사교만 즐길줄 알지 지혜롭지 못한 안젤라가 “이폴리토 추기경의 모든 것보다 돈 줄리오의 눈을 선택하겠다.”라며 방정을 떨었던 것이다. 돈 줄리오의 눈은 정말 매혹적이었다고 한다.
꼼짝없이 두 눈을 찔린 줄리오는 다행히 장님은 안 되었지만 형편없이 찌그러져 남 앞에 나 설 수 없게된다. 이에 앙심을 품기시작하면서 군주 알폰소와 줄리오를 살해할 계획을 세운다. 불행하게도 살해계획이 이폴리토 추기경에의에 사전에 발각되어 관계자들 네 명(페란테, 보스케티, 로베르티, 그리고 시종 조반니)은 국가반역죄로 참수형을 당하게된다. 그들에게는 당대 여성으로는 드물게 정치적 수완을 갖춘데다 학문과 예술의 애호가서 르네상스 시대 사상 최고의 여성으로 불린 누나 이사벨이 있었다. 그녀는 이웃나라 만토바로 시집갔는데 두 동생들의 죽음을 차마 볼 수 없어 알폰소에게 간청하여 종신형을 받아낸다.
종신형에 처해진 두 사람은 성탑, 즉 파리시나 후작 부인이 갇혀 있던 곳과 똑같은 탑의 위아래 방에 갇혔다. 줄리오의 방은 입구의 문을 메워놓았고, 빛은 높은 곳에 있는 철창이 달린 작은 창에서만 들어왔다. 물론 누구와도 면회는 허락되지 않았다. 차남 페란테는 감옥생활 34년의 유폐생활끝에 죽었다. 1559년 줄리오는 알폰소가 이미 오래전에 죽었고 알폰소 2세가 공작을 계승한 것을 축하하는 특별 사면으로 겨우 자유의 몸이 된다. 당시 스물일곱 살의 줄리오는 여든 살의 노인으로 변해있었다. 그가 감옥에서 나올때의 의복은 꼭 반세기 전에 유행했던 옷이여서 사람들을 자신들의 눈을 의심하였다고 한다. 예전에 그렇게 화려하게 춤추며 궁중의 인기를 독차지 했었던 미남 줄리오, 그는 53년이라는 긴 유폐생활 후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그리 오래 살지 못하고 2년 뒤에 죽었다. 죄의 댓가는 정말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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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오고있는 봄. 환영합니다. 어서오세요~
집 마당에서 민들레를 케어 김치 한 통 담그고, 6개월전 부터 숙성 시켜왔던 새우젓을 달여 여러병에 가득 담아두었습니다. 우리집 방문하는 분들에게 맛 있는 김치 대접하겠습니다. 미리 연락하고 놀러들 오세요. 5월부터는 시간 납니다. ^^
민들레 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