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포 백작의 복수 :    ** 지중해를 물들인 아홉가지 러브스토리

1300년대 후반 로마에 필리포 백작이라는 용병대장이 있었다. 용병대장이란 기병과 보병으로 이루어진 일대를 통솔하고, 고용해주는 개인이나 국가를 대신해 전쟁하는 사람을 말한다. 당시의 이탈리아는 많은 국가로분열되어 그들 국가 간에는 늘 전쟁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남자들에게 일거리는 얼마든지 있었다.

빌리포 백작은 100명의 기병과 120명의 보병을 부하로 데리고 있었다. 이들을 이끌고 때로는 밀라노 공작을 위해 전쟁에 참가하기도 하고, 때로는 밀라노 공작과 별로 사이가 좋지 않은 로마 교황 밑에서 일하기도 했다. 용병대장들은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빌리포 백작은 이 세가지 중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서 벌어진 세력 다툼에 패하여 자기 나라에서 추방당했지만 복귀를 염원하기 때문에 무력을 지니려 했으며 그 결과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수단으로 용병대장이 된 경우다.

아내가 된 이자베타만은 이런 남편의 심정을 전혀 에아리지 못했던 철없는 여자였다. 이자베타가 태어난 사벨리 가는 오르시니, 콜론나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로마의 귀족 가운데 하나로 교황과 추기경이 나올 정도로 명문가였다. 로마교외의 광대한 영지를 갖고 있었으며 용병대장을 고용하는 쪽이었다. 빌리포 백작은 대담하고 용감한 전투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사벨리가로서는 이 무장을 단순히 돈만으로 고용한 관계를 넘어 빌리포 백작을 자신들 측근으로 끌어당겨 둘 만한 이유는 충분히 있었다.

스무살의 이자베타는 그녀보다 두 배나넘는 나이 차이의 남편과 로마 교외에 있는 성에 살게됐다. 이 성은 사벨리 가문 소유의 많은 성 가운데 하나였고, 이곳에서 필리포 백작 부인으로서 이자베타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나이 차이가 많은 남편은 젊은 아내가 하고 싶어하는 대로 내버려두었다. 베네치아의 비싼 옷감을 갖고 싶다면 그대로 해주었고 로마 아무개의 저택에서 연회가 있다고하면 자신의 부하를 데리고 가게 해 주었다. 이자베타는 결혼 한 지 2년만에 딸을 하나 낳았다. 남편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 하고싶은데로 하면서 사는 아내는  아이를 낳고도 철없는 행동은 멈출줄 몰랐다. 남편은 직업인 전쟁을 위해 늘 성을 비웠기 때문에 사는것이 무료하고 싫증이 나기 시작했는데 젊은 아내는 정부를 만들었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니었다.

필리포 백작은 결코 추남은 아니었고 단단한 근육질에 피부는 검게 그을려져 있었다. 한창 나이닌 40줄에 들어 더욱 예리하고 사내다운 매력이 빛을 발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이자베타는 무엇이든지 그녀의 요구를 다 들어주는 남편을 우습게 보기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가문에 우쭐해 있었고 자신과 결혼한 남편이 오히려 자기에게 고마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백작 부인이 바람을 피운다는 소문은 얼마 후 남편 귀에까지 들어갈 정도였다. 필리포 백작은 소문이 사실인지 밝혀낼 시간조차도 없었고 또 있다한들 단지 소문만 믿고 섣불리 자백을 강요받기는 힘들었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면서 기회를 보고있었다. 이자베타는 그런 남편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화낼 용기조차 없는 걸로 착각하고 점점 더 대담하게 행동했다.

마침내 아내가 바람피우는 상대를 잡을 기회가 왔다. 아주 최근에 백작의 부하로 들어온 리초라는 젊은이었다. 그가 필리포의 명령에 오만불손한 태도를 취한것이 백작의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게 됐다. 어느날 필리포는 급작스레 피렌체까지 가야 할 일이 생겼다며 다음날 아침 출발해서 열흘 걸릴 꺼라며 아내에게 얘기했다.

백작의 부하들 거의가 주인을 따라 피렌체로 갔기때문에 성에는 하녀와 하인들말고는 백작의 부하가운데 세 명만 남게 되었다. 아내는 남아있는 세 명의 부하가운데 애인인 리초가 있게되어 더 없이 기뻤다. 이 좋은 기회를 놓칠수 없는 것. 아내는 세명의 부하에게 근사한 저녁을 보내주고 포도주도 마음껏 마시게했다. 단 리초는 불침번이라 포주를 마시는 시늉만 했다.

밤이 이슥할 무렵이었다. 병사 몇 명만을 데리고 필리포 백작이 성 앞에 섰다. 성을 지키던 부하들이 자는 방에는 세 중 한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부하들은 그 앞을 지나쳐 탑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재빠르게 올라갔다. 침실문이 열리는 소리에 이자베타는 눈을 떴다. 처음에는 바람인가 하며 잠에서 덜 깬 게슴츠레한 눈으로 문 쪽을 보았다. 하지만 거기에는 남편 필리포가 부하들과함께 칼을 들고 서 있었다. 칼로 이불을 걷어 올리니 두 사람의 알몸이 나왔다. 젊은이는 강요하기 전에 스스로 알아서 그들에게 팔을 잡혀 침대에서 일어났다. 이미 누군가가 천장 대들보에 가는 끈을 걸쳐놓았고, 그 아래에 나무의자가 놓여 있었다. 알몸의 리초는 등을 떠밀려 그 위에 섰다. 의자가 뒤로 밀쳐졌을 때 짐승같은 외마디 소리를 지른 것이 리초의 마지막 목소리였다.

빌피포 백작은 배신한 부하보다도 배신한 아내에게 더욱 잔혹한 방법으로 복수했다. 흰 잠옷만 입혀진 이자베타는 성의 지하감옥으로 끌려갔다. 감옥안은 악취로 숨쉬기도 고통스러운 곳이었다. 감옥 벽에는 세 군데, 쇠고리가 고종되어 있었다. 중앙의 조금 큰 고리는 바닥에 앉혀진 죄인의 목을 고정시키고, 좌우의 고리는 양쪽 손목을 고정하기 위한 것이었다. 백작 부인의 목과 손이 이렇게 벽에 고정되자 철컥 자물쇠가 채워졌다.

그러나 촛불을 등지고 다가온 사람이 들고 있는 물건을 보았을때 이자베타는 처음으로 새처럼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입을 다른 한 사람이 쩍 벌리고 못뽑이 집게를 가진 남자가 그녀의 이를 뽑았다. 몇 차례나 생으로 잇빨이 뽑혀져 나갔다. 짐승 같은 비명을 질러대며 오로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두 발을 버둥댈 수밖에 없었다. 그날 밤 백작부인의 이는 전부 뽑혔다.

빌리포 백작은 이 끔찍한 장면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입안은 부어올라 얼굴이 완전히 달라져 마치 딴 사람처럼 보였다. 낮에 식사를 가져다주는 사람이 물에 적신 빵을 부어오른 백작 부인의 입 속에 억지로 집어넣어주었다. 그녀는 그걸 삼킬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이 낮과 밤, 하루에 두 번씩 반복되었고 그녀의 배설물은 돌 바닥에 내평개쳐진 다리 사이를 더렵혔다.

빌리포 백작은 하루에 한 번씩 그런 아내의 모습을 보러왔다. 그러나 그는 절망에 광란하는 듯한 애원에도 아무런 대꾸 없이 그저 잠잠코 바라볼 뿐, 잠깐 머무르다 가벼렸다. 사흘이 지난 후 남자 몇 명이 지하감으로 내려와 이자베타의 목꽈 손목을  고종했던 쇠고리를 풀었다. 그리고 더 이상 혼자 힘으로 걷기조차 힘든 그녀를 양쪽에서 부측해 지하감옥을 나와 성 안의 한쪽 방으로 데리고 갔다. 방의 한쪽 벽은 사방 1미터로 잘라낸 50-60센티미터 정도의 깊이가 있는 안쪽에 잘린 돌 벽의 거친 표면이 하얗게 보였다. 이자베타는 그대 처음으로 자신을 기다리는 운명을 깨달았다.

그녀는 이를 다 뽑혀 발음이 또렷하지 않은 목소리로 목숨만은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다. 하지만 남편 필리포 백작도 부하들도 한마디 대꾸하지 않고 그녀를 벽의 틈 사이로 밀어넣었다. 그녀의 눈앞에 몇 덩이의 빵과 물이 든 병을 놓은 다음 남자들은 벽돌을 쌓기 시작했다. 삽시간에 몇 명의 남자들이 재빨른 동작으로 벽돌로 된 벽을 완성했다. 그녀가 제아무리 안쪽에서 외쳐대도 이제 밖에선 전혀 들리지 않았다. 남자들은 벽도로 쌓은 벽 위에 미리 준비해둔 하얀 회벽을 꼼꼼히 발랐다. 마침 초여름이라 몇 시간만 지나면 젖은 회벽은 말라버려 다른 벽면과 똑같아 구분되지 않을 것이다.

몇 달 후 밀라노에 간 필리포 백작이 비스콘티 공작 밑에서 용병대장으로 일하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아이고나 형벌치고는 너무 잔인하지않은가.

21세기가 된 지금도 로마에서는 오래된 집의 개축공사를 할 대 벽 안에서 백골이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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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에사는 지정이의 생일선물이 늦게 되착됐습니다. 마른 라벤다 묶음과 아이크림 그리고 예쁜 카드입니다. 온 방 가득 라벤다 향기가 진동합니다.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언제나 고맙다며 선물해주는 지정이, 나를 잊지않고 사랑해주고있는 지정이에게 내가 정말 고맙습니다.

** 저녁에 귀한 손님 세 분이 다녀가셨습니다. 정성껏 저녁상을 차려드렸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시간 보내고 떠나니 하루 잘 보낸 것 같아 감사합니다. 고사리/고등어구이/묵/유채나물/시금치국/닭 날개구이/민들레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