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제 10권(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을 끝내면서 느낀점을 올려본다.
로마인은 ‘인프라의 아버지’라고까지 불리는 민족이다. 인프라스트럭처라는 영어 자체가 로마인의 언어인 라틴어에서 ‘하부’ 내지 ‘기반’을 뜻하는 ‘인프라’ (infra)와 ‘구조’나 ‘건조물’을 뜻하는 ‘스트룩투라'(structura)를 현대에 와서 합성하여 만든 말이다. 로마인이 생각하는 인프라에는 도로. 교량, 항만, 신전, 공회당, 광장, 극장, 원형투기장, 경기장, 공중목욕탕, 수도 등 모든것이 포함된다. 이것들을 하드웨어라고 말할 수 있는 인프라이고, 소프트웨어적인 인프라에는 국방, 치안, 조세, 의료, 교육, 우편, 통화 등의 시스템까지 포함된다.
아피아가도는 착공된 지 2,3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유명하다. 그외 모든 것들이 지금까지 사용할 수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일찍 연구되어왔는지 그저 감탄사만 나온다. 2천 년에 설치된 수도시설은 지금도 볼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이 시간에 모든것을 말하기는 무리하기 때문에 교육에대한 얘기만 하고싶다.
로마에는 교육이 부모의 역할인 시대가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명문 귀족이나 유복한 가정에서 자녀 교육을 가정교사에게 맡기게 된 것은 기원전 3세기 부터였다. 당시 교사를 공급하는 쪽은 그리스였다. 그리스는 말하자면 두뇌 유출이었다. 로마의 웬만한 가정에서는 모국어인 라틴어와 국제어인 그리스어를 거의 동등한 열성으로 자녀들에게 가르치고 있었다. 기원전 3세기 이후 로마의 유력자 집에서는 그리스인 교사가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다. 교사의 신분이 노예라 해도, 주인집 아들이 잘못하면 가차없이 벌을 주었다고 한다. 로마 시대에는 그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었다. 가정교사를 고용할 수 있는 집에서는 집에 딸린 노예의 자식도 주인집 자녀들과 함께 공부했다.
로마의 상류층 자네는 어른이 되면 당연히 공직에 취임하던 시대인 만큼, 어릴 적부터 함께 공부한 유능하고 충실한 보좌관의 존재는 무엇보다 소중했기 때문이다. 주인집의 재정관리를 위해서라도 노예의 자식들에게 교육시킬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초등교육을 받는 학생의 부모가 학원 선생에게 내는 한 달치 수업료는 8아시스였다고 하는데 이는 성인 여자 8번 목욕탕 가는 액수라고 한다. 더우기 ‘육영자금’을 목적으로 트라야누스 황제가 만든 ‘알리멘타’ 제도에 따라 아동 1인당 매달 64아시스씩 지급되었다고하니 돈 없어서 학교 못 보내는 일을 없다보 봐야겠다. 참고로 트라야누스 황제는 AD53-AD117 시대에 살았던 사람이니 얼마나 깨인 민족인가?
초등교육은 7세부터 11세까지의 아동을 대상으로하는데 남녀 공학이었다. 이 5년동안 알파벳과 로마 숫자를 배우고, 이어서 읽기와 쓰기와 주판을 배운다. 이어 구구단도 배우고 초등학교에서는 분수까지 배웠다. 여자라고 학교 안 보내준 우리나라를 생각하면 얼마나 오랫동안 미개한 나라였는지 이가 갈린다. 1912년 출생인 울 엄마가 늘 그렇게 이를 갈으셨다. 당시 졸병이 가족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꽤 정확한 라틴어를 구사하고 있었다고 한다.
로마시대 초등학생의 하루를 재현해 보면 다음과 같다.
아침 일찍 일어나 어머니나 노예가 와서 깨운다. 로마인은 아직 별이 떠 있을 때 일어나 해가 뜨자마자 일을 시작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학교갈 준비가 다 끝나면 부모에게 인사를 한다. 부모는 사당에 참배했느냐고 묻고, 그 집의 수호신과 조상들을 모신 ‘라라리움’에도 아침 인사를 드리게 한다. 로마인도 우리나라 사람처럼 조상을 중시한 민족이다. 아이들은 정오까지 학습하고 돌아온다. 집에와서 점심을 먹고나면 학교일은 다 잊어버리고 공중 목욕탕으로 달려간다. 무료로 입장하는 공중 목욕탕에는 넓은 체육관과 넓찍한 정원도 딸려있어서, 날씨에 관계없이 다른 아이들과 공놀이를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람마티키 스콜라’ (grammatici schola)라고 불린 중등교육은 12세부터 17세까지다. 수업료는 초둥학교보다 조금 비싸다. 수업내용은 문학과 역사에 집중된다. 교재는 그리스와 로마의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다. 그리스 문학에서 서사시인인 호메로스와 3대 비극작가인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은 반드시 공부하도록 되어있다. 라틴 문학에서는 엔니우스, 카툴루스, 프라우투스, 테린티우스, 베르길리우스, 호라티우스, 오비디우스, 루카누스의 작품을 공부했다.
로마시대의 중등학교는 일반 교양을 습득하는 곳이다. 17세가 지나면 소년들은 각자 갈라져서 자신의 길로 떠난다. 군단병의 연령 하한선은 17세였다. 그리고 17세 이상의 젊은이들이 받는 교육은 완전히 전문 교육이었다.
‘레토리스 스콜라’ (rhetoris schola)를 현대 연구자들은 ‘고등학교’로 번역하고 있다. 여기서 이루어지는 교육 내용는 변호사나 정치가 양성이 목적이었다. 교제는 키케로를 비롯한 변론술의 대가들이 쓴 저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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