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 샵에 일 나갔다. 아직은 조금씩 빈자리 구멍을 메꾸어야하기 때문이다. 낮 시간이 조금 이를때 노부부가 샌드위치를 사러왔다. 젊었을 때 상당히 고왔을 것 같은 할머니에게 내가 “멋 있으세요. 아름다우세요.”라고 말하니 할머니가 깜짝 놀라며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이어 하는 말이 “늙으니 아무리 날뛰어도 예뻐지는 것 과는 거리가 멀어져요. 늙어서 예쁘다는 말 듣기 힘들지요.”하며 고마워한다.

내가 곱다고 말 한것에 힘 받은 할머니가 자기네는 트러블없이 금년 61년째 살아오고 있다며 자랑한다. 내가 눈을 크게 뜨면서 할아버지 인상도 좋은데 젊었을 때 딴 짓 안했냐고 물으니 절대로 그런일 없었고 오직 나 만 바라보고 살아온 해바라기란다. 곁에서 돈을 내던 젊은 여자가 크크큭~ 소리내어 웃으면서 할머니를 쳐다본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할아버지도 인물이 출중하다.

잠시 손님이 끊어진 틈을타서 이들 자리에 동석했다. 할아버지는 타임스 콜로니스에서 45년동안 일 하다 은퇴했고 할머니는 외과 병원에서 의사곁에서 속기사로 평생 일 했다며 자신들의 지난날들을 소개한다. 두분 모두 인테리다. 내가 어떻게 만났냐고 물으니 할머니가 14살 할아버지가 16살때 이곳 빅토리아에서 만나서 서로 좋아했고 지금까지 해로하고 있단다. “와~” 내가 감탄을 연발하며 격려해 드렸다. 참 보기좋은 노 부부다.

자기네들은 둘이 살기 힘들게되면 기쁘게 양로원으로 갈 마음을 늘 먹고 있단다. 자식곁에서 얼쩡 거리면 그들이 부담될 것이니 이만큼 잘 살았는데 죽을때도 쿨~하게 양로원에서서 씩씩하게 하루하루 살기로 맘 먹고 있단다. “와~~” 여기서도 감탄사가 또 터져나온다.

이런저런 얘기하는 도중에 할머니가 화가인것을 알게되어 우리는 하이 파이브를 하면서 두 손 바닥을 쳐 올렸다. 시드니에서 살고있는데 약 사러 코스코에 왔단다. 먼길까지 약 사러 온 것은 약 값이 다른데보다 1/3 가격밖에 안되기 때문이란다. 두 분 사진을 찍어 오늘 내 글에 올려도 좋냐고 물으니 흔쾌히 동의한다. 할아버지는 할머니만 찍으라고 하는데 할머니는 기어이 할아버지와 찍자고 어른다. 할아버지가 못 이기는 체 하면서 포즈를 취하는데 할머니가 “아이구 머리를 안 만졌네.” 한다. 내가 보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것 같은데도. 할머지를 기쁘게 해 드리기위해 여러번 다시 사진 촬영을 했다. 나이 먹어도 여자는 여자다. 80을 훌쩍 넘겼다는데 두 분다 건강한 모습니다.

“다시 만나요.” “그래요 이곳에 올 일 있을 때 연락할께요.” 할머니가 내 메일 주소를 달라고 한다. 내가 이메일 할 줄 아느냐고 물으니 “Sure~~~”라며 환히 웃는다. 팔순에도 이메일 하는 똑똑한 할머니, 그 곁에서 싱글벙글 웃는 할아버지, 두 분을 만난 하루가 즐거웠다.


며칠 전에 민들레 김치를 아는 분에게 주었는데 그 분이 오늘 민들레를 한 바구니 아니 정말 산 더머만큼 잘 씻어서 가져왔다. 이 처럼 많은 양을 땅에서 뽑아 씻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을 것이다. 귀한 민들레를 둘이 손을 걷어 붙이고 힘을합해 양념을 잘 해서 똑 같이 나누었다.

   

양념에 들어간 재료들. 여기에 찹쌀 풀과 미리 불려놓은 고추가루 그리고 액젓. 완성되어 둘이 맛을 보고 흡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