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얼굴을 모르는 여직원 셜리(가명)가 있다. 셜리는 올해 스무살인데 그동안 Foster Parents 집을 옮겨 다닌곳이 열 여덟가정이나 된다고한다. 햇수로보면 거의 일년에 한 번씩 옮겨다닌 꼴이다. 우리샵에 일한지 거의 반년이 다되어가는데 머리로하는 계산은 아예 믿을 수가 없다. 10불25전 나온 계산에 손님이 20불25전을 주면 얼마를 거슬러주어야하는지 컴퓨터로 자동 계산되지 않으면 도무지 감이 안 잡혀서 멍~ 때리고 서 있는 아이다. 셜리에게는 캐셔를 맡길수 없어 거의 야채 넣는쪽만 세워둔다. 셜리가 오늘 말문을 연다. 아버지가 집도 절도 없는 노숙자였단다. 어떻게 어디서 아이는 만들었는지 도무지 남자들은 알수가 없다. 엄마는 밴쿠버에 살고있다는데 한번도 본적도 없고 자기를 찾지도 않는단다. 자기외에 세 명의 형제들이 있다는데 각자 알아서 살아가고 있단다.

Foster Parents 들이 인성이 좋은 사람들로 알고있지만 그렇지 않단다. 그동안 다닌 집가운데 딱 한 부모만 좋았고 다 그렇지 못했단다. 나는 조금 놀랬다. 그래도 남의 아이들을 길러주려고 훈련 받은 사람들인데 어찌 그럴수가 있나 싶다. 실은 알고보면 이것도 사업으로 하는 것이지 인간애가 발동해서 하는 사람은 그렇게 적다는 말이다.

셜리의 팔뚝에는 몇 차례 자해하려다 실패한 흔적이 자색으로 뚜렷이 남아 있다. 셜리에게 남자친구가 있다. 가끔씩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한다. 내가 평소에는 남의 일에 관심 안 두는데 오늘은 셜리에게 한마디 해 주었다. “함부로 아기를 낳아서 너 처럼 힘든 인생을 가지 않도록하거라. 피임은 하고 있느냐?” “No” “임신하면 어쩔러구그러냐? “네 남자친구가 아기 낳으면 책임 진다고 하느냐?”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지만 아무래도 미심쩍다. ‘하이고 두야’ 이러니 슬픈 여정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셜리가 내게 다가와서 샐러드를 먹어도 되겠냐고 묻는다. 아침에 자기 몫은 이미 먹었는데 다시 배가 고프단다. “그러렴” 나는 두말없이 오케이를 했다. 다른 직원이 언니가 갸를 너무 봐주는 것 아니냐고 한다. 내가 “봐주건 안 주건 이건 내 권한이다.” 지일이나 잘 하지 왜 남의 것까지 참견하려 드는지. 아이구 두야. 다른 직원에게 셜리는 힘들게 살아온 아이니까 일 조금 미숙해도 넘어가주라고 일러주었다. 그동안 직장 못 잡고 힘들게 있다가 여기서 일하게되어 그녀로서는 여간 행복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저러나 나도 이제 곧 떠나는데 다음 주인이 어떻게 봐 줄련지.

부모 얼굴 아십니까? 당신은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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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정원 일 도와준 다윈 가족이 예정대로 저녁식사에 초대받아 왔습니다. 어제 만든 첫 냅킨 사용자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