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황 조반나 ** 지중해를 물들인 아홉 가지 러브스토리

21 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여성에게는 하려고 마음먹으면 남성과 똑 같은 일을 할 수 있다. 대통령까지도 할 수 있는 지금이지만 아직까지 여성 앞에 문호를 굳게 다고 있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로마 교황이다. 중세를 조사하던 시오노 나나미는 여성에겐 무관한 것 같았던 이 지이에 단 한 번 여자가 앉았다는 사료를 발견하게된다.
때는 바야흐로 9세기. 암흑의 중세다. 어머니의 이름은 주디타였고 그 지방 영주의 오리치기 일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연회용 오리를 고르려고 뜰에 내려선 영주는 살찐 오리를 고르면서 오리치기 여자에게 시선이 꽂힌다. 파수막에서 영주의 침실로 그녀의 자리는 옮겨진다. 잠시 그녀와 함께하던 영주는 그녀에게 싫증이 났고 그녀를 그의 신하에게 내어준다. 다음 요리사에게 다음은 마지막으로 수도사에게 물려주었다.
오리치기 여자와 수도사의 생활은 행복했다.
이 두 사람은 영국을 떠나 독일로 자리를 옮긴다. 당시 영국은 수도사들의 수출국이었다. 가난한 하급 수도사인 조반나의 아버지는 돈벌이를 위해 대륙으로 건너간 게 분명하다. 독일에서 태어났다고는 하지만 앵글로 색슨계 영국인이 부모였기에 조앤, 이탈리아 식으로 조반니라고 불리어졌다.
미래의 교황 조반니는 로마 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꼽을 정도의 학자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가 여덟 살 때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는 항상 남편에게 충실했던 아내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고 세례, 장례 미사등의 일도 버거운 종노동으로 여기게 됐다.
조반나의 아버지는 딸을 데리고 어느 집에서 연회가 있는가 하는 정보를 알아내어 그곳에서 먹을것을 해결하면서 살았다. 먹을 것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조반나의 영특함을 이용하여 많은 사람들 앞에서 딸에게 질문하면 딸은 어린나이에도 기막힌 대답으로 모인 사람들의 환심을 모으기 시작한다. 이때를 놓치지않고 조반나는 아버지가 등떠미는 순간 앞치마엘 펼치게되고 순식간에 앞치마안에 동전이 쌓인다.이런 생활이 5년 동안 이어졌다.
조반나가 열세 살 되던 해 아버지마져 세상을 뜨게된다. 수도사의 딸인 조반나는 깊이 생가갈 것도 없이 수녀원의 문을 두드린다. 수녀원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조반나의 박식함과 총명함을 알아채고 그녀를 수녀원의 도서관 담당으로 임명한다. 수녀원의 도서관에에 책이 67권이 있었다. 당시 야만국 독일치고는 상당한 양이었다.
남과 어울리기 싫은 조반나는 틈만나면 책과 동무하여 67권의 책을 다 외워버리게된다. 이리하여 그녀는 자기 자신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그리스도교의 교리에 대해 그 어떤 사소한 부분까지도 정통해지기 시작한다. 즉 신학자기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행인지 불행인지 조반나는 학자적인 소질과 더불어 철학자적인 자질도 겸비하고 있었다. 이런 어려운 부분에대해 67권의 책을 다 독파했다고 해도 해결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이런 이야기를 나눌 동료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점점 타인과의 접촉을 멀리하고 세수도 하지않고 이상한 모습으로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 어느 날 원장이 한 젊은 수도사 프르맨초를 데리고와서 함께 금문자의 성서 필사본을 둘이 하라고 전한다. 이 젊은이와 둘이 한 방안에서 필사본을 쓰는동안 그만 정이 들어버렸다. 필사본을 다 끝내고 프르멘초는 아쉽게 떠나가고 만다. 가슴을 아리며 잠시 나누었던 사랑에 아쉬움을 달래고 있는 조반나에게 비밀리에 편지 한통이 전해진다. 만종이 울려 수녀원 전체가 저녁기도를 위해 정적에 잠겼을 시각에 조반나는 수녀원을 빠져나간다. 프르맨초가 미리준비한 남장으로 갈아입고 나귀에 오른다. 프르맨초는 자기가 소속된 수도원에서 조반나와 함께 거하기 위해 그녀에게 남장을 입히게된다. 그녀를 친척이라고 속여 베네딕트파의 수도사로 들여오게하여 둘이 있게된다. 다행이었던 것은 베네딕트파에서는 수염을 기르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조반나에게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었다.

둘은 남자만 사는 수도원에서 7년동안이나 함께 지냈지만 어느 날 밤 불면증이 있는 수도사가 두 사람이 은밀히 만나는 장소에 오게되었고 그들의 동침을 눈으로 보게된다. 이것을 안 두 사람은 바로 그 날 밤 피를 흘리면서 담을 뛰어넘어 수도원을 도망쳐 나오게된다. 여러 나라를 전전하면서 구걸하여 살아가는 그들에게 말 할 수 없는 고통이 따르고 위험도 있었지만 다행히 아테네교외에 작은초막을 쓸 수 있게 허락 받았다. 지성과 미모를 겸한 수도사 조반나에게 반해 사람들의 발길이 그 작은 초막으로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러나 조반나는 8년이 지난 후 그곳에서의 삶에 만족하지 않고 아테네를 떠날 마음의 준비를 한다. 다행히 바로 다음날 떠나는 배를 발견하게되고 프르맨초를 버리고 몰래 이탈리아로 도망가게된다. 그와 15년동안 남의 눈을 속여가면 나누었던 사랑에 미련없이 종지부를 찍는다.

조반나는 이탈리아에서 교황 레오 4세를 만나서 한 시간 이상이나 이야기를 나누게된다. 교황은 젊은 수도사의 학식에 매우 감탄하여 성 마르티노 학원의 신학교수로 임명했다. 학원에서 조반나가 맡은 수업은 얼마 후 교실에 학생이 넘칠정도로 평판이 좋았다. 학생들 뿐만 아니라 교황 레오 4세도 그녀가 사는 학원 옆으 수도원에 자주 찾아왔다. 교황은 그녀를 특별 사설 비서관으로 임명했다. 조반나는 드이어 로마 교황청의 내부에 들어가는 데 성공한다. 조반나 대한 좋은 평판이 로마의 서민들에게까지 나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러는 사이에 노교황이 병으로 쓰러졌다.

새 교황을 선출하기위해 조반나에게 배우는 학생 400 여명이 군중들사이로 돌며 선거유세를 하기도 했다. 사람들 입에서 “수도사 조반나를 교황으로”라는 소리가 점점 다른 후보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조반나는 선거에 압도적으로 이겨 조반니 8세라는 이름으로 금으로 된 망토를 걸치고 금빛 비단 천으로 장식한 나귀를 타고 로마 시가를 지나가게 된다.

2년 반에 이르는 교황 조반니 8세의 치세는 상당히 좋았다고 한다. 교황의 옥좌에 앉은 그(실은 그녀)도 날이 갈수록 당당한 위엄을 갖추었고, 젊은 교황이라 일말의 불안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을 새삼 감탄시키곤 했다.

호화로운 교황궁 안에서 일하는 사람 가운데 파올로라는 젊은이가 있었다. 교황보다 열 다섯 살 어린 사람이었다. 그들이 어떻게 관계가 시작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조반나는 이 젊은이와도 사랑을 나누었는데 불행하게도 조반나는 임신을 하게된다. 배가 점점 불러왔지만 주름이 많은 교황복이 가려주었다. 해산달을 미리 계산하는 법을 몰랐던 그 시절이었다.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사원에서 행해진 축제 미사를 주관하기 위해 교황 조빈니 8세가 바티칸을 나와 테베레 강을 건너가는 도중 심한 복통이 시작됐다. 미사가 시작된 지 얼마 후 복통은 사람이 이겨낼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었다. 미사가 다 끝나가 찬미가의 합창이 시작되었을 때 마침내 조반나는 제단 앞의 돌계단 앞쪽으로 쓰러지고 만다. 그 때 금색 비단실로 짠 교황의 옷자락 끝에서 진홍빛 피가 새어나와 대리석 계단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보았다. 그때였다. 교회안의 공기를 깨기라도 하듯 ‘응애’하는 소리가 들렸다. 도저히 무엇이라고 설명할 수 없는 사건에서 교황을 구출하려는 생각이라도 들었는지 누군가가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다. “기적이다! 기적이야!”

그러나 교황은 기적을 만들지 못하고 아기를 낳은 지 얼마 안 되어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죽었다. ‘교황 조반니 8세, 영국 출신의 여자’ (재위 872~882년) 교황청 공식기록.

*** 역사적 사실은 지금도 바티칸의 어딘가에 남아있다고 하는 대리석으로 만든 기적의 의자다. 이것은 157년까지는 분명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사원에 있었다. 그 증거로는 그해에 일어난 독일군에 의한 로마 약탈 때 라테라노에서 빼앗은 전리품 기록에 기재되어 있다. 이것은 보통 의자와는 달리 마치 어린이요 변기처럼 가운데가 움푹 팬 것이다. 즉위식 직전의 교황은 여기에 앉아 밑에서 들여다보는 수도사가 훌륭한 남자이며 여자가 아니라는 증명을 해먀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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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무덤가에 피어있던 할미꽃을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