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인 이야기 제 11권의 ‘종말의 시작’을 며칠 전에 끝내고 제 12권 ‘위기로 치닫는 제국’을 손에들었다. 첫 장이 카라칼라 황제 (211-217년 재위)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도 로마의 대표적인 명소인 카라칼라 목욕장. 카일리우스 언덕위에 세워졌고 황제의 이름을 따서 카라칼라 대욕장으로 이름지어졌다. 너비 220m 길이 114m의 대단한 사이즈다. 열기 욕장과 온탕, 냉탕, 집회장, 오락실, 도서관이 갖추어져 있으며 한번에 1,600명을 수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요즈음도 이곳은 여름이 되면 오페라가 상연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카라칼라 황제의 본명은 임페라토르 카이사르 마르쿠스 아우엘리우스 세베루스 안토니누스 피우스 아우구스투스다.
아버지 세베루스가 남긴 유언(동생과 함께 권력을 나누어 가져라)을 무시하고 동생이 자기를 암살하려 했다고 주장하면서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동생을 칼로찔러 죽인다. 아버지가 죽은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이렇게 동생을 죽이면서까지 황제가 되었지만 자신도 6년 뒤에 암살 당하고 만다. 그의 나이 29세였다. 그 말을 들은 그의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자결하여 두 유골이 배에 함께 실려가게 됐다. 반면 카라칼라를 살해하고 황제가 된 마크리누스는 1년만에 다시 암살 당하게 된다. 그는 자신이 다스리는 제국의 수도 로마에 황제로서는 한번도 발을 들여놓지 못한 채 죽어갔다.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을 잡기위해 아내와 남편은 물론 자식과 그외 인 친척 친구 동료들도 모두다 단 칼에 죽임을 당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정말 끔찍하다. 책에서 피가 툭툭 튀는 듯 하다.
1세기의 황제들은 9명이 병사하고 3명이 암살 당하고 1명이 자살로 되어있지만
2세기의 황제들은 1명이 병사하고 14명이 암살 당하고 1명이 자살, 1명이 사고사, 1명이 포로로 잡혀 옥사, 1명이 전사로 되어있다. 그러니까 전사 사고사등으로 죽은 황제가 모두 5명이고 암살로 죽은 황제가 14명이나 된다.
역사책을 읽으면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권력없는 집안에서 수수하게 태어난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나도 우리 집안이 율리우스-클라디우스 가문쯤 됐다면 설치고 다니다 목숨 제대로 보존 못하고 그림도 못 그리고 일찍 죽지 않았을까? 아~ 정말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보통 시민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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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칼라 목용장 유적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