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 하면 들어오는 메일이있다.
“자기야 잘 있어?”
“응 잘 지내고 있지…” 나의 대답이다.
내 글을 자기 친구집 냉장고에서 보고 신문사를 통해 내 메일주소를 받아 알게된 남자다. 햇수로 치면 9년이나 지났는데도 그는 변함없이 안부를 전해온다. 그렇다고 죽도록 연애를 한 사이는 아니다. 그져 혼자 되었을때 외로워 메일로 대화를 주고 받았을 뿐이다. 그와 나는 나라도 다르다. 그가 지난달에 한국 간다면서 내게 한국 안 가냐고 묻는다. “응, 난 일하기 땜에 못가지. 자기 부러워. 언제 함께 같이 갈 날이 오겠지…”하면서 답장을 보냈다. 내게 해를 끼치는 남자도 아니고 서로 주고 받는 것도 없는데 길게도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혼자사는 것이 몸에베여 혼자이고 싶어하는 남자다. 그를 아는 것은 친구와 작은 사업을 하면서 늘’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남자’ 정도다.

내가 그를 만날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는 나이가 너무 어리기 때문이다. 그에게 나의 늙음이 탄로나면 그가 너무나 실망할까봐서 나는 절대로 내 생전에 그를 만나서는 안된다. 한 6개월 전에는 뜬금없이 이런 메일을 보내왔다. “자기야 죽기 전에 한 번 볼 수 있을까?” 헛~ 왠 죽기까지. 나는 가슴이 뜨끔했다. 내가 나이를 알려주지 못한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몇 번 메일을 주고 받았을 때 그가 나 보다 열 살 하고도 조금 더 어린 자기 나이를 말 했을때 너무 놀래 나는 이렇게 말해주었다. “응, 나는 자기 보다 조금 많지.” “나이는 상관이 없어” 그가 내게 보낸 답장이다.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이렇게 엉큼한 할마시가 있을꼬!
아, 나는 정말 본의 아니게 처음 내 나이를 그에게 실토 못했다. 아마도 실토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많은 세월을 지나고 있다. 나는 너무 바쁘게 사니까 거의 그를 잊고있는데 일년에 세 번 정도는 나를 놀라게 하면서 그가 늘 먼저 메일을 보내온다. 그도 특별한 말은 없다. 그냥 같은 안부 메일 일 뿐이다. 처음에는 ‘아일랜드 이야기’를 그에게 보냈는데 4 년 전 내가 진짜 할머니가 되고부터 손녀이야기가 나오니 내 나이가 탄로 날까봐서 그만 명단에서 제외 시켜 버렸다. 그 이 후 웹 주소도 바뀌어서 그가 다행히 더 이상 내 일상을 들여다 볼 수 없게됐다.

“한국 잘 다녀왔어.” 그의 간단한 메일을 받고 피식 웃음이 난다. ‘그냥 붙여둬. 그를 실망시킬 필요는 없지 뭐’. 사는것은 스릴이다. 나는 이 스릴을 잘 보관하면서 지낼 것이다. 아무에게도 피해주지 않고 가슴앓이도 없는 이 것을 구테여 내 버릴 것은 무엇인가. 제 작년에 사진 한장 보고 싶다고해서 선그라스를 끼고 정원 맨 끝에서 찍어 보내주었다. “자기 멋있다.” 그의대답이다. 나는 정말 못 말리는 할마신가? 아~ 나는 절대로절대로 그를 만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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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 나잇 오실 분 20명 추가 : 현재 총 81명 예약
한효림(1) 정은주 (4) 김성일(1) 유현자(2) 민(4) 라선아(2) 이재랑(2) 원경순(1) 박신영(1) 김명정(1) 박은자(2)

** 출연자 추가 :
박신영 (부채춤) 김명정 (노래) 김성일(연극) 설희수 (악기예상)

** 저녁메뉴 : 부채살 BBQ / 엘리샤표 베추김치, 오이김치 / 잡채 / 떡과 오뎅볶음 / 고급 김밥 / 두부 졸임 / 나물 (콩.가지.무.시금치.고사리-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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