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젠가 한번 이런 이야기를 쓴 적이있는데 어제도 비슷한 일을 당했다. 한국에서 천을 살때 마지막 짜투리가 조금 남아있으면 당연히 “어이구 이것은 그냥 가져가세요.”라 말하지만 이곳은 어림없다. 이번 행사를위해 노란 애프런을 만들기위해 천집에 갔다. 매장을 한 참 돌아보아도 무늬없는 노란색이 눈에 띄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요란 스럽지 않은 엷은 무늬가 있지만 노란색이 강한 천을 발견해서 4 미터를 오더했다. 직원이 자를들고 4미터를 재고나니 마지막에 천이 아주 조금 남았다. 그녀가 큰 가위를 높이들고 조금 남은 자투리를 자르려고 한다. 내가 손을 대고 재 보니 정말로 한 뼘도 안 된다.
“이렇게 조금 남은것도 공짜로 안줘요?”
“내가 이 가게 쥐 방울처럼 들락거리는 것 알고 있소? 이렇게 쥐꼬리 만한 천도 팔려고 그러나요?”
“Yes. Somebody might buy”
너무 얄미워서 한대 콱~ 쥐어박아주고 싶어진다. 그 짜투리가 탐난다기 보다는 기분 문제다. 너무 자로재는 규정만 지키고 인정사정 없는 이곳 문화에 질리는 때가 바로 이런경우다.

그러니 어쩌랴,
오늘은 내가 입을 옷을 만들기위해 또 천집에 갔다. 빅토리아에 하나밖에 없는 천집이라 싫어도 갈 수 밖에 없다. 어제 직원은 없고 주인 사위가 나를 알아보고 친절히 다가온다. 내가 패턴과 천을 골라 테이블에 놓으니 그가 내가 사야 할 만큼의 천을 잰다. 톡톡하고 질이 아주 좋은 원피스감과 쟈켓감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원피스감이 내가 사야 할 양 보다 조금 더 많다. 즉 오늘도 짜투리가 생긴것이다. ‘어제 보다 훨씬 많이 남았으니 당연히 오늘도 가위로 싹뚝 자르겠지.’라며 아무 생각없이 서 있는데 사위는 나를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 한다.
“짜투리로 남은 천, 가격을 할인 해 줄테니 사겠습니까?
“얼마큼 할인되나요?
“음, 가만있어봐요.” 그가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린다.
“이것 가져간다면 천 전체를 20% 할인해 드리지요.”
“좋습니다. 당연히 가져가지요.”
“뿐만 아니라 노란 쟈켓 천도 15% 할인해 드리지요.”
“와우. 우짠일이오. 이곳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이 당신처럼 좀 할 수 없겠소? 실은 내가 어제도 와서 천을 많이 샀는데 눈꼽만 한 것도 싹뚝 잘라 버리더라구요. 어떻게 그렇게 답답하게 사업하세요?”
“어머나, 죄송합니다. 그게 참 어렵지요.”

당연히 어제와 오늘의 기분이 많이 다르다.
기분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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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나잇 참석자 Update : 척 선생 부부 (2) 박민국 (4) 서희진 (2) 합계 : 89명
클레오파트라 (유현자) 의상담당 (주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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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치마 만들 준비

앞치마 우선 4개 완성됨

클레오파트리 의상 : 주정옥님 작품

내가 만들려고하는 원피스와 쟈켓 패턴 (C 원피스 와 A 쟈켓) 원피스 색깔은 D고 패턴은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