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무척 따르는 여직원과 함께 부쳐드 가든을 다녀왔다. 자동차가 없는 그녀에게 내가 하루 봉사해주기로 한 것이다. 이제 곧 헤어지면 서로 만나기도 힘들텐데 조금 남은 날들을 아껴가며 보내고있다.
부쳐가든에 새로운 디자인 꽃들이 여러군데 있다. 큰 곳은 디자인을 바꾸기 힘들지만 아랫쪽 경사진 곳은 돌과 꽃들의 색깔을 잘 배합하여 상큼한 모습으로 변신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5월말의 부처드 가든은 좀 썰렁했다. 튜립이 지고난 자리를 다른 꽃들이 들어서고 있는 중이라 꽃밭에 꽃이 없다. 뿐만 아니라 장미는 이제 조금 몽우리를 잡고 있는 시기라서 여름처럼 천지가 요란한 모습이 아니었다. 선물가게에 들어서서 직원에게 꽃들이 많이 없어서 좀 섭섭하다고 말하니 “그러나 불루 파피가 피었잖아요.”라며 불루파피 자랑을 힘차게 한다. 내가 “그렇긴 하지요. 지금 막 보고 사진도 찍고왔어요.”라 대답해 주었다. 불루파피는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특수한 파피라서 직원들이 항상 자랑하는 꽃이기도 하다.
어제는 무려 일곱명이 저녁을 먹게됐다. 두 사람 매직 맨은 지난 달 부터 약속이 되어있던 사람들이다. 제 7회 아일랜드 나잇을위해 저녁을 대접하게 되었는고 다섯 명은 멀리 온타리오에서 자동차로 이곳까지 온 분들이다. 낮에 일 나갔다가 손님들 저녁 식사준비로 무척 바쁜 날이었다. 매직맨들이 금년에 어떤 형태로 진행되는지 알아야 거기에 맞추어 요술도 준비한다면서 둘이 열심히 돕겠다며 웃는다.
아침에는 부쳐드가든에 갔고 오후에는 온타리오에서 온 가족들과 함께 고사리를 따러갔다. 내가 늘 가는 곳인데 너무 늦어 헛 탕 칠 수도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갔다. 입구부터 다 새어버린 고사를 보고 낙심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계속 안으로 들어갔다. 기대를 안 했기 때문에 고사리 담을 가방도 크지 않은 것을 들고갔다. 피어버린 고사리 잎 사이로 그래도 늦게 올라온 고사리 하나 둘 씩 발견하게 되어 위로 삼기도 했다. 중간쯤 들어가는데 모두들 “오, 아” 탄성이 튀어나온다. 보따리가 작아서 고사리를 다 담을 수 없었다. 코스코에서 비싸게 고사리 담을 두개 끈이 튼튼한 가방을 가져 가 놓고도 정작 사용하지 못한채 마감을 하고 말았다. 아래 고사리는 오늘 우리가 딴 것의 절반 가량된다. 함께 딴 것이라고 모두들 나누어 가졌다. 내년에는 비행기타고와서 고사리 꺽겠다고 굳센 다짐들을 하는 할머니들~ 애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