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북쪽으로 볼 일이있어 나갔다. 프리웨이를 조금 달리는데 길이 막힌다. 요즈음 빅토리아는 가는 곳 마다 길이 막혀서 여간 애를 먹지 않는데 이것도 그 중에 하나인줄 알고 전진했다. 그러나 내 생각과는 달리 어느 지점까지 가니까 더 이상은 못 간다고 길을 완전히 막아놓았다. ‘흠’ 다시 가던길을 뒤 돌아돌아 베어마운틴을끼고 꼬무랑 길인 Fynlason Arm Road로 들어서니 나 같은 생각을 하고 들어오는 차들이 줄을 잇는다. 길이 너무 좁아서 큰 차가 올라오면 가던 차는 완전히 몸을 벼랑끝으로 붙어주어야 지나갈 수 있다.

이렇게 겨우 빠져 나가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서 있는 차량을 향해 경찰이 다니면서 골드스트림에 기름을 싣고가는 차가 사고를 일으켜 기름 유출로 프리웨이 양쪽이 다 막혔다고 말 해준다. 꼬부랑길을 빠져나와 내 목적지까지 가서 일을보고 오후 4시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내가 집을 떠난 것은 10시 반 이었기 때문에 지금쯤 길이 열려있으리라 의심없이 남쪽 프리웨이 1번으로 가고 있었다. 불행하게도 내 생각과는 다르게 셔너건 래이크 지점부터 다시 길이 막혀 자동차가 아예 움직이지 못하고 서들 있다. 300 미터 가는데 한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자동차가 걸어가는데 어찌 할 도리가 없다. 인내를 가지고 한 발자국씩 앞으로 갔지만 맨 끝에 다달으니 다시 뒤로 돌아가라며 손을 휘휘 젖는다. 정말 기가 막힌다. 빅토리아 방향으로는 아예 갈 수가 없는 상황이다. 다시 뒤 돌아 밀 베이에가서 저녁을 먹고 뉴스를 보니 밤 12 이후라야 길이 뚤린다는 정보다.

하이구, 어쩌나.
우여곡절끝에 중간지점에 아는 분 댁이있어 연락을하니 반갑게 오라고 한다. 다시 아까 한 시간 반 걸려갔던 셔너건 레이크지점까지 갔다. 역시 길을 가로막는 사람이 다가온다. 내가 빅톹리아까지 가지않고 말라햇에 아는 분 댁에간다고 말하니 이사람은 친절히 “오케이” 하면서 내려가라고 한다. “휴~ ” 예고없이 아는집에 신세를지고 뉴스를 보니 밤 12시에도 길이 뚫리지 않는단다. 하는 수 없이 잠 자리를 신세질 수 밖에느. 몇 시간 잠을자고 새벽 5시에 일어나 밖을 나가보니 자동차들이 움직인다.

어제 길이 막혀 오늘 새벽 2시까지 총 15시간이다. 그 동안 양쪽 길이 다 막혔으니 모두들 혼비백산이었다. 뉴스 시간에 인터부 하는 사람들이 한숨을 쉬면서 빅토리아는 프리웨이가 하나밖에 없어서 이것이 막히면 온통 발이 묶인다며 푸념들을 하며 울상들이다. 집으로 갈 수 없어 찾아온 고객들로인해 식당과 호텔들이 호황을 누렸을 것을 생각하니 ‘너의 불행이 나의 행복?’ 이라는 농담도 머리에 떠오른다.

길이 뚤려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가. 매일 지나다니는 길, 열려있는 길, 그래서 언제나 내가 다닐 수 있는 길, 어디 길 뿐이랴. 인간관계의 길도 막히면 답답하고 교류의 길이 막히고 절망하지 않은가.

프리웨이에 달리는 자동차들이 거의 숨을 죽이면서 달리고있다. “조심조심, 아주 조심” 이렇게 말 하는 듯 하다.

길, 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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