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 이브닝 여러분! 지원입니다.

할머니와 함께 지내는 것이 무척 즐거워요. 저녁을위해 할머니께서 미리 준비해 놓은 김밥을 말으셨어요. 김밥은 좀 어려워서 할머니께서 제게 시킬 생각은 전혀 안 하신것 같았어요. 할머니께서 김밥 몇 개를 말으시더니 제게 “지원아, 할머니가 김밥 만드는 것 가르쳐 주고 싶은데 네 생각은 어때?”라 물으셨어요. 저는 딱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호기심이 생겨서  고개를 끄덕였지요.

김 밥 재료에 시금치 / 계란 흰색과 노란색 / 당근 / 노란무 / 콩나물 줄기 / 이렇게 들어갔어요. 우엉을 구할 수 없었고 고기는 좀 피하고 싶다고 하시면서 구할 수 있는 재료만 가지고 김밥 속을 준비하셨다고 해요. 처음에는 할머니께서 만드는 것을 구경했어요. 맨 끝에 밥 몇개를 살짝 문질러주면 김밥이 잘 붙어있는다고 말씀 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밥 몇 알을 못 올리고 여러분들이 보시다싶이 듬뿍 올려놓았네요.

그래도 할머니께서 처음에는 실수 한다면서 계속 전진하라고 하시네요. 흠 흠~ 저는 아빠것과 엄마것을 만들었는데 할머니가 만든 속보다 훨씬 적게 넣었어요. 속이 너무 크면 잘 말 수가 없다고 적게 넣으라고 하셨기 때문이지요. 처음 말아보는 김 밥… 할머니께서 어제 만두 만들때 비데오만 찍고 정작 사진은 못 찍었다고 하시면서 오늘은 비데오와 사진을 여러 컷 찍으셨네요.

사진을 보니 어젯 밤 뗑깡 부리면서 울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제 모습을 보게됩니다. 참 사람이 우습지요? 어떻게 이렇게 변 할 수 있을까요? 제가 4월28일이 만 4살 이었는데  할머니께서 나이 어린이 치고 참 신통하다면서 칭찬해 주시네요.

낮에는 베이비 싯 아주머니와 함께 놀고 오후부터는 할머니와 인형놀이이후 이렇게 저녁 준비까지 했습니다. 할머니는 오전에 Mohai Gallery를 다녀오셨어요. 집에서 그리 멀리 않은 곳이라 걸어갔다 오셨는데 우리집이 오르막길이라 좀 힘드셨다고 하셔요.  “나이는 못 속인다.” 하시면서요.

저녁을 먹고 예정대로 여자 셋이서 샤핑갔어요. 할머니께서 제 겨울 부츠와 예쁜 잠바 그리고 스키 양말등을 사 주셨어요. 엄마가 할머니 운동화를 사 드리려고하니 “다음에 사줘” 하시면서 한사코 당신이 다 돈을 내셨어요. 쇼핑몰에서 할머니와 동굴속 놀이터에도 들어갔는데 할머니가 한번도 No 안 하시고 허리와 머리를 구부리고 저와함께 꼭대기까지 올라가 주셨어요. 그리고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 속에 빨간 금붕어가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신기했어요.

엄마는 매일 할머니에게 “Uma Thank you soooooo much.”를 잊지 않고 말 해요.  할머니가 우리집에오시면 모두들 ‘랄라룰루’ 재미있고 행복해요. 할머니는 일요일 아침 새벽에 빅토리아로 돌아가셔요. 내일 하루 남았으니 또 즐거운 시간이 될테지요.

할머니는 저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신다지요. “아이구, 이런 시절에 태어난 아이들은 얼마나 좋은고~” 할머니가 태어난 시대는 험악한 시절이었다고 해요. 아직은 제가 철이 없지만 곧 어른들을 이해하는 날이 오겠지요. 제가 아침부터 할머니에게 저를 번쩍 안아 달라고 칭얼거렸으니 얼마나 기가 막히셨겠어요. 다행히 할머니께서 제게 “너 이 소파 제일 높은 곳으로 올라오면 내가 안아줄께” 하시더라구요. 제가 소파 맨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할머니와 키높이가 같아지니까 그때야 할머니가 저를 사르르 안으셨어요. 제가 너무 무겁고 할머니는 나이가 많아서 허리 다치면 안된다고 하시면서요.

어제는 만두 오늘은 김밥 만드는 것을 배우고 한국말로 만두와 김밥을 또렷히 표현하게 됐어요. 한국 아빠를 가진저는 너무 좋아요. 아빠 엄마도 할머니가 오시자마자 만들어놓은 깍두기를 아주 맛 있게 드시네요. 할머니 최고최고. I love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