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가 보이는 숲속을 거닐자면
그리움이 먼저 다가와 앞서고

조금은 으시시했던 큰나무도
옷을 갖춰입고 살며시 말을 걸어온다

아직 잠들긴 이른지
새끼 오리들은 여전히 토닥거리며
엄마를 보채고
이름 모를 어린 새는 둥지를 찿느라 허위적거린다

석양의 평화로
마음이 정결해 지는 시간

자연의 속삭임으로 오케스트라가 펼쳐지고
풀잎 향기의 바람이 잦아드는 곳

헨리 데이빗 소로우도 월든 호숫가에서
법정스님도 불일암에서

삶이란 그처럼 소중한 것이기에
삶이 아닌 것은 살고 싶지 않다고
나는 누구인지 매일매일 묻고 또 물어야 한다고 하셨던가?

돌아서는 길에
당당이 서서 말했다

기준의 수행자가 아니라 기준의 생산자가 되고
다른 이의 말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말을 하겠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