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한옛날 청개구리와 엄마 개구리가 살았다. 늘 반대로 행동하는 청개구리 때문에 병이난 엄마 개구리는 죽기전 개울가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긴다. 개울가에 묻은 엄마 개구리 무덤이 떠내려갈까 비올때마다 청개구리가 운다. 모두들 유년시절에 한번쯤은 읽었을 전래동화 ‘청개구리’의 줄거리다. 그럼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질문 하나를 건내려 한다. 지금 당신의 머리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동물은 무엇인가? 한여름 장대비가 쏟아지는 개울가에서 쉼없이 울어대는 청개구리 일것이다
활기넘치는 아이들이 실내 활동 시간에 교실에서 뛰거나 큰소리로 떠드는건 일상이다. 그래서 때때로 새로운 놀이, 교구나 장난감으로 잠시 환기를 시켜주거나 야외활동으로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방법을 택한다. 하지만 비내리는 날이 많은 빅토리아의 겨울동안 하루종일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날도 적지않다. 이런날은 아이들뿐 아니라 교사들의 스트레스와 목소리도 높아지기 일수다. 그렇다고 이때마다 아이들을 향해 언성을 높였다간 그야말로 도떼기시장을 방불케 할것이다. 그래서 ‘떠들지마’ 보다는 ‘작은 목소리로 얘기하자’ ‘뛰지마’ 대신 ‘걷도록하자’ 라고 지도를 한다. 아이들에게 ‘뛰지마’ 부정 명령문으로 얘기하면 그 순간은 멈출지 모르지만 무의식적으로 뛰는 상황을 상기시키는 결과만 낳는다. 방금전 독자가 청개구리를 떠올린것과 다르지 않다
이처럼 부정적인 언어가 빠른 결과를 얻게할지 모르지만 부정적인 사고를 키우는데 영향을 끼치는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매번 ‘안돼’라는 대답을 듣는 아이에게서 “네”라는 답을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부정 명령문도 때론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놀이가 되기도 한다. 친구와 다투거나 심통이 난 아이에게 ‘웃어볼래?’ 또는 ‘네가 웃을때 무척 예뻐’란 말은 무용지물이다. 기분이 좋을때야 배시시 하며 싱긋 웃어보이겠만 아이의 기분을 빨리 풀어주고 대화할 준비가 되게 하는것은 ‘웃지마, 제발 멈춰 , 날 웃게 하지마’ 등등의 부정 명령문이다. 그럼 언제그랬냐는듯 뾰루뚱하게 돌아앉았던 아이가 새초롬하게 하얀이를 드러낸다. 그리고는 바짝 다가앉아 눈을 맞추며 쉼없이 깔깔 웃는다. 아이는 마치 우리나라 전래동화속 청개구리를 꼭닮았다.
사실 장마철 청개구리는 피부호흡을 할 수 있어 무척 신이 났을것이다. 하지만 위의 전래동화는 청개구리 입장에서 뒤늦게 철들어 엄마의 유언을 따르고도 불효자가 된 억울한 내용이다. 게다가 엄마 말씀 안들으면 청개구리 엄마처럼 엄마도 아플꺼라고 지도한다면 순수한 동심에 그야말로 잔혹동화가 아닌가. 다사다난했던 아이들과의 한해를 돌아보면 긍정적인 사고를 심어주자던
다짐과 달리 수많은 ‘하지마, 안돼’를 반복했었다. 때로는 안전이나 촉박한 시간이 핑계였다. 혹시 대화에서 부정적 견해를 자주 보인건 아닌지 부정적인 body language로 나의 감정이나 생각을 전달한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그리고 아이들의 말과 행동이 비춰진 그릇된 습관을 바로 잡고자 거울속의 나를 꼼꼼히 살펴보려 한다. 이렇게 꾸준히 노력하고 개선해 나간다면 ‘아이는 어른의 거울’ 이라는 격언처럼 아이들에게 비춰지는 나의 모습 또한 긍정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