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나라 사람이죠?”

“아프카니스탄에서 왔어요.”

“어머머나, 무서운나라 아닌가요?”

“으 흐 흐 흐 그런 지역이 있어요. 이곳에서 생각하는 것 만큼 무섭지는 않구요. 그러나 생활은 여전히 어려운 나라예요.”

“어떻게 왔어요? 난민?”

“아뇨, 형 초청으로왔어요. 형님은 이곳에와서 대학을 마치고 엔지니어로 잘 살고있어요.”

“아주 럭키네요.”

“네, 형에게 언제나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아요. 열심히 일하면서 공부하고 있어요.”

“나이는?”

“올해 27살이예요.”

손님맞이 준비로 집 카펫 샴프하러온 청년과 주고 받은 대화다.

옛날에는 카펫 샴프하러 오는 사람들이 두명이 와서 했는데 요즈음은 옛날처럼 샴프를 써서 땟국물통을 뒤에 달고 다니는 것이 아니고 좋은 약품으로 혼자와서 가볍게 한다. 회사 설명으로는 엘러지도 예방하고 아기나 강아지에게도 절대로 해가 없다고 한다. 군데군데 얼룩진 곳들을 일시에 말끔히 처리하는 모습이 믿음직 스럽다. 일을 다 마치고 팁을주니

“감사합니다. 이 돈은 제 것이 아니예요.”하며 지갑 뒷 켠에 넣는다.

“무엇에 쓸려구요?”

“음식 못 사먹는 가난한 이웃에게 전달해요.”

“무슨 이유라도?”

“우리 남매가 모두 열명이예요. 남자 8에 여자 2명요. 나는 막내구요. 엄마는 내가 일곱살에 돌아가셔서 엄마의 기억이 거의 없죠. 아버지는 제 작년에 돌아가셨는데 20년 홀로 우리들을 키우면서 희생하셨어요. 좋은 아버지였어요. ”

“아버지가 왜 재혼하지 않구서?”

“아버지는 재혼하면 또 자식을 낳을 것이고 그러면 우리들에게 상처를 주게된다면서 우리 자식들을위해 살다 돌아가셨어요. 무엇 보다도 엄마를 많이 사랑하셨다고 해요. 아버지가 우리들에게 늘 말씀하셨어요. ‘돈을 벌어 네 먹을것 하고 조금 남으면 없는 이들을에게 나누어 주거라.’ ” 청년의 눈가가 붉어진다.

“형들의 말에의하면 당신들이 클때는 먹을것이 늘 부족해새 남들이 갖다주는 음식을 늘 얻어먹고 컸다고해요. 다행인것은 형들이 일찍 영국과 캐나다 등으로 공부하러가서 기반을 잡으면서 밑에 동생들을 돌보아주어서 나는 굶주림을 당하지는 않았어요. 나는 이곳에 온지 2년째되는데 영어 배우기위해 아프카니스탄 사람은 안 만나고 오직 영어권 사람들 틈에서 살면서 영어에 전념했어요. 지금 하는일은 학비를 벌기위함이고 돈이 모이는데로 대학에가서 나도 엔지니어 공부할 계획이지요. 형제들이 모두 머리가 있는 집안인가보다.

청년의 의지가 매우 강하다. 이름이 Bilal 이라고하는데 무척 귀엽고 영민한 모습이다. 7월28일 토요일에 있는 행사에 초대한다고 말하면서 작년 동영상을 잠시 보여주었더니 깜짝 놀래면서 “Wow, Fashion Show~”한다. 내가 이번에도 ‘패션 쇼’ 한다고 말하니 “Can I go on Fashion Show?”.  “What? Fashion Show? You???” “Yes, I like it.” 이렇게 이어진 우리들의 대화는 몇 십 년 알아왔던 지기처럼 술술 풀려나갔고 급기야 나는 이 청년을 무대위에 세우기로 맘 먹었다. 여자 세 명에 남자 한 명 패션쇼, 얼마나 근사한가.

자기가 옷도 준비해 오겠다고해서 내가 사진 한 장 찍자고하니 현재의 모습은 앞으로의 자기가 아니라고 하면서  다른 사진을 보내주겠다더니 금방 전화기 속에 들어있는 멋진 사진을 보내준다. 청소할 때 모습은 완전 후줄근한 모습인데 양복 입은 모습이 정말 멋쟁이 아닌가. 내가 이번 행사에 약간의 음식 도네션이 필요하다고하니 기꺼이 참여하겠다며 자신의 전화번호와 모든것을 남겨주고 떠나갔다.

이렇게 열심히 일 하고 앞 날의 계획이 철저하니 어떻게 잘 살지 않을 수 있으랴. 청년의 앞 길이 열려있음은 말 할 필요도 없을 듯 하다. 말 나온김에 이 청년이 일하는 회사는 ‘Pacific Isle ChemDry’이고 전화번호는 250-380-2041이다. 카펫청소가 아주 마음에 들게 잘 마쳐졌다.

사진을 내 사이트에 올려도 좋으냐고 물으니 눈을 깜빡 하면서 좋아한다. 친구들에게도 연락해서 함께 오겠다고 한다. 모슬렘 청년과 기독교인 엘리샤의 귀한 만남,  “우리는 절대로 싸우지 말자. 한 아버지 자손들이다.”며 손가락 걸며 약속했다. 훈훈한 바람이 어디선가에서 불어오는 밤이다.

   

밤 열시경에 붓을 들었다. 마늘 정리하고 마늘대 남겨놓은 마늘을 가져와 그림을 그렸다. 초벌 했으니 점점 더 좋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