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파트타임 하는 할아버지와 함께 운동 후 언제나 점심을 사 먹으러 나간다. 바람 쐬러 가는 것이다. 자주 가는 코이찬 베이에 있는 Rock cod Cafe에 갔다. 이 식당은 생선요리가 으뜸이다. 나는 Cod 요리와 Clam Chowder 숩을 시켰고 할아버지는 Salmon Burger를 시켰다. 둘이 점심을 맛있게 먹은 후 식사대금을 지불하려고 지갑을 꺼내는데 내 집갑에 들어있는 50년 전 어릴때 사진을 할아버지가 보게됐다.
“할아버지 나 지금 많이 늙어서 이상하지요? 내가 이렇게 젊었을때는 싱싱했는데 이제 완전 할마시잖아요. 으 흥흥흥” 나는 우는 흉내를 내면서 할아버지의 반응을 살폈다. 누구든지 옛날 사진을 보면 ‘인생 무상’ 혹은 ‘하이고, 젊었을때는 한 인물 했네’ 아니면 ‘늙음이 서럽구나’등등의 뒷 말로 마무리 짓기 마련이다.
나도 할아버지로부터 그런 말을 들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현재의 내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고 옛날 흑백사진을 들여다 본다. 한 참을 보더니 이렇게 말 한다.
“지금이 더 낫다.” 이건 또 뭐지? 내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따졌다.
“아무렴 내 어릴때 얼굴도 통통하고 머리도 길었고 등등 훨씬 낫다고 생각하는데 할아버지는 왜 지금이 낫다고 하죠?” 분명 할아버지는 내 비유를 맞추려고 하는 의도는 아니다. 할아버지는 매우 직설적이고 아주 칼 같은 사람이다.
“그러니까 말요. 엘리샤, 사람은 얼굴이 잘 생기고 못 생기고에서 판가름이 나는 것이 아니요. 또한 젊고 늙음도 아닌고… 뭐 랄까 개성 그렇지 ‘Character’ ‘Kool’ 영어로 표기하면 그렇지. 지금은 비록 쭈그리해도 옛날의 맹숭한 얼굴보다 훨씬 인간다운 얼굴이지”
“아니, 인간다운 얼굴? 처음 들어보는데요.”
“하 하 하 그건 내가 그냥 한번 같다 붙여보는 말이고, 사람에게서 풍기는 그런 인간다운 멋이랄까 그런 얼굴. 음 음 음”
“어머나, 그렇게 봐 주신다면 늙어가는 것도 서럽지 않네요.”
일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할아버지가 한 말을 되 씹어본다. 아무렴 지금 얼굴이 애띤 소녀의 얼굴보다 더 보기 좋을까만은 할아버지는 현재의 내 얼굴에서 이런 것들 읽고 있지 않았나 싶다.
* 돈 없어서 전전긍긍하며 거친 풍파를 헤쳐나온 볼떼기
* 많은 가족들의 죽음이 남겨준 눈물들
* 이혼하기까지 죽어라 벌렸던 부부싸움의 잔여
* 이것들을 승화시키기위해 달려가서 붙잡은 십자가
참으로 세상 사는 맛이난다. 칠십 나이가 이십 나이를 이겨먹은 오늘은 또 대박 터진 날이다. 매일매일 나는 행복하다.
** 이 글을 쓰고있는 이 시간 산호세에서 카톡이 들어온다. 내일 새벽에 캐나다로 출발한다는 소식이다. 모두들 안전하게 오도록 많은 기도 부탁드린다. 모두들의 열정이 아일랜드 나잇을 빛나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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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Update : Donation : 100불 (K 님무명) 멀리서 보내오셨습니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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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 의상 비밀리에 소개합니다. 주정옥선생의 뜨거운 노력이 매일 밤 마다 이어집니다. 한국에서 공수해온 클레오파트라 옷의 술들이 달렸네요. 시져옷과 투구, 황금마차 그리고 소품들 일부입니다. 그리고 제 어릴때 사진도 이왕이면 소개합니다. 할아버지 말대로 아무것도 모르는 맹숭한 얼굴 맞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