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클레오파트라와 시녀가 죽을때 항아리에 든 독사에 물려죽는다. 오래전에 이미 상영된 여러편의 영화에도 이런 장면이 나온다. 우리도 마지막을 실감나게 하려고 뱀을 구하러 다녔다. 생각보다 쉽게 구할 수가 없어 여러곳을 전전 긍긍 하며 헤맸다. 소품 만드는 주선생은 “정 안되면 뱀도 만들어야 할까부다.”라며 서로 걱정을 하고 있었다.
시간은 다가오고 내 마음도 급해서 인터넷을 뒤져 보기로했다. 우선 Toys R Us를 클릭하여 장난감 뱀이 있나보니 빨갛고 예쁜 뱀이 뜬다. 가격은 20불 + Tax 다. 사실 클레오파트라를 비롯하여 다른 배우들과 기타 소품을 장만하느라 상당한 돈을 써오고 있는 실정이다. 잠시 쓰고 버릴 것이라 어디 좀 더 싼것이 없을까 싶어 이번에는 그냥 Toy 만 클릭했다.
그림들이 뜨면서 가격이 200불 300불 넘게 나온다. 깜짝놀래 무슨 장남김이 이렇게 비쌀까? 하며 이것 저것을 보는데 “이크 이건 또 뭐야. 어른들이 밤에 은밀히 쓰는 장난감 아닌고?” 하도 망측하여 얼른 문을 닫고 말았다. 함부로 Toy를 클릭하지 말 것은 제일 먼저 뜨는 것이 이것들이니까.
이제는 발 품을 더 넓게 잡고 이곳에서 큰 매장을 돌아다녀본다. 날씨가 더워 잠시잠시라도 자동차 안은 무척 덥다. 백화점 두어군데 다닌 후 다행히 한 곳에서 딱 하나님은 뱀을 구해왔다. 색깔이 검은 것이라 예쁜 뱀으로 색칠해야 한다며 주선생은 친절하게 골드 색을 가져다 주고갔다. 하 하 하 이렇게 클레오파트라의 마지막 장면까지 다 완성된 셈이다.
** 이른 오후에 한국에서 카톡이 들어온다.
“지금 밴쿠버로 가기위해 기차타고 있습니다.” 부산에 살고있는 분이다.
“아,네 조심해서 오세요. 내일 뵙지요.” 나도 바로 답장을 보냈는데 두 시간 후 다시 카톡이 들어온다.
“문제가 생겼어요. 부산출발인데 인천 출발로 알고 서울 와 버렸어요. 고로 다시 비행기 찾아 엉엉”
“어머나”
“나이먹어 이런일 생기네요. 추후 다시 연락” 여기까지 하고 카톡이 뚝 끊어지더니 다시 문자가 들어온다.
“일단 부산가서 표를 찾아봐야 겠어요. 성수기라서 어쩔련지… 처음 티켓을 살 때 머리에 인천 밴쿠버로 입력을 잘 못 했구마요. 아일랜드 나잇 불참 가능성 대단히 높음”
“오, 노~ 28일 이니까 아직 시간이 좀 있잖아요.”
“한번은 날짜바꿔공항 갔다가 다음 날 다시 출발 한 적도 있어요. 내가 아무래도 치매 초기인듯 해요. 행사 잘 하세요. 미안합니다. 부산가서 정신을 좀 차려 보아야겠네요.”
“초기? 아니지요. 중기쯤 됐네요. 저런. 그러나 꼭 오셔야 합니다. 우린 다 기다립니다.” 2 시간 후 다시 카톡이 들어온다.
“거금 지불하고 아일랜드 나잇 참석가능.”
“아이고 다행 다행입니다.”
“주소 적어주이소. 인생이 원래 그런 것이지요. 으 흐 흐 지금 느긋하게 파마 하는 중입니다.”
계속 웃음이 비져나온다. 이틀 전에는 아일랜드 나잇 참석하려니 마음이 설레인다고 좋아하던 분 아닌가. 이 년 전 은퇴하더니 정신줄을 어디다 빼 놓고 다니는지. 아무튼 오게됐다니 여간 다행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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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국경 넘으면서 3가지 불상사가 생겼었다.
1) 우리언니 구여권 가져오다 보더에서 걸려서 신여권 급송해서 오던 일
2) 올려고 가방 챙기다가 여권 날짜 지난 것 떠나기 전 날 밤에 알고 못 온 분
3) 영주권자인데 하도 요란한 옷 차림이라 꼬치꼬치 캐 물으며 장시간 보더에 갇혀있던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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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Update : Donation – 오상진(현금)
행사 협조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행사가 뜻있고 즐겁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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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닌 요리를위해 깨도 내 손으로 잘 볶아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