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할아버지 집 이층에서 운동하면서 보는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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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ica, I want to die. No need to live anymore.”
“What? Why? No…” 할아버지가 오늘은 평소에 안 하던 소리를 한다.
“죽고싶다니요? 내가 며칠 안보던 사이에 뭐가(누가) 할아버지를 힘들게 했나요?”
“어제 함께 사는 가족이 나를 힘들게했거든. 샤핑센터에 갔는데 나는 에어콘 때문에 너무 추워서 밖에 나가있었는데 찾았는가봐. 나중에 내가 파킹장에 있는 것을보고 으악스럽게 씩씩거리지며 소리지리지뭐요.”
“내가 이 나이에 이런 스트레스 받다니. 다 사정이 있거늘. 늙으면 찬 것이 싫은 것 젊은 것들은 몰라. 늙는 것도 서러운데 이렇게 늙은이를 이해 못하다니. 난 이만큼 살았고 더 이상 뭐 특별한 것이 있을리 없으니 이만할때 가고싶어.”
“아니 그렇게 생각처럼 편하게 죽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살다가 죽는것이 인생에 가장 큰 숙제인데 맘대로 죽을 수 있나요? 있다면 나 한테도 알려줘요. 나도 이제 나이가 점점 많아져가니까 거동힘들고 남의 도움 받아야할 때 써먹게요. 그러나 그런것은 없을 꺼예요.”
할아버지와 함께 점심먹으러 나가면서 할아버지가 어제 가족간에 있었던 스트레스를 나 한테 털어놓는다.
“그건 할아버지를 염려해서 그런거지요. 혹시 길을 잃어버렸나 싶어서요. 나 같아도 나이 많은 우리 엄마가 샤핑몰에갔는데 눈에 안 보이면 난리난리 났을꺼예요. 염려해 주는 가족이 있는 할아버지는 무지 행복한 분이세요. 그러니 할아버지가 맘 푸세요.
“자~ 출발. 빰빠라빰빰” 나는 나팔 소리를 내면서 자동차 시동을 건다.
“엘리샤는 매일 뭐 그리 신나오?” 할아버지가 내게 한 마디 한다.
“신나는 것요? 아, 내가 신나게 만드는 거지요. 나도 축 처져있으면 갑자기 우울친구가 쳐 들어와요. 그래서 순간을 놓치지않고 신나게 살려고 노력해요.”
할아버지와 함께 분위기있는 식당에가서 근사한 Halibut 과 Salmon 그리고 감자와 양파로 만든 크림숩을 주문했는데 어찌나 맛있는지 다음에도 이곳에 또 오자고 굳게 약속했다. 할아버지는 마음이 풀려 평소처럼 말을 쏟아낸다.
“바비, 혹 하나님께서 다음에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면 오케이 하겠어요?”
“I will take it.” 할아버지는 나와 반대로 다시 이 세상에 한번 더 살고 싶어한다.
“다음에 태어나면 무슨일을 하고 싶으세요?”
“나는 Mars(화성)에 가서 살고싶어요. 고등학교때 가장 친했던 내 친구 Brian과 둘이 우주과학을 전공해서 나사에 근무하자고 약속했는데 나는 대학교 2학년때 아버지가 스트록으로 쓰러져 학업을 중단하고 아버지 돌보아야 했어요. 내 친구는 전공살려 성공했구요. 그때 Brian이 자기가 돈 대준다고 눈 딱 감고 자기와 함께 계속 공부하자고 했지만 외아들인 내가 아버지의 병을 외면할 수 없었지요. 아, 울 아버지 평생에 내게 도움이 안됐어.” 오늘도 아버지에대한 원망을 노출한다.
할아버지는 이 얘기를 나 한테 열 번도 더 했는데 천재 머리를 타고난 할아버지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고 늙음을 가장 아쉬워한다.
“그래도 바비는 돈에는 성공해서 지금 이 처럼 아름다운 정원과 근사한 집에서 마지막을 살고 있으니 축복입니다.”
“그렇게 생각되기는 하지요.”
저녁에 둘이 시리얼과 우유를 먹는데 두 손을 마주잡고 내가 기도하기를 기다린다.
“하나님이여 할아버지와 가족을 돌 보아주시고 이세상 끝나는 날 까지 늘건강하기를 빕니다.” 교회는 안 나가지만 기도는 받아들이는 할아버지. 내가 집에 도착하면 꼭 잘 갔냐고 다시 전화걸어 확인해 준다. 누가 누구를 돌보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이제 아주 친한 친구가 됐다. 나이가 많으나 적으나 우리 모두에게는 친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