쯩이란 참 묘하다.
아무리 실력이있어도 이 쯩이 없으면 취직도 못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사실 여러분야에서 쯩은 없지만 쯩 있는 사람 못지않게 실력이 있는 사람도 주위에 많지만 쯩이 없으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러니 모두다 그 쯩을 따기위해 몇 달 혹은 몇 년씩 공부하지 않은가. 며칠동안 쯩이 없어서 스트레스 받았다. 내가 끙끙대던 그 쯩이란 것이 바로 운전 면허증(쯩)이다. 지갑에서 나 몰래 빠져나간 운전면허증(쯩)을 찾을 길이 없다. 근간에 운전면허증을 만진것은 병원 카운터에서 밖에 없었는데 그곳에서도 내 쯩을 찾지 못했다.
쯩이 빠져나간지 사 흘 쯤 되었을때 내가 쯩 없이 프리웨이를 활보하고 다닌 것을 알게됐다. 내가 돌보는 할아버지도 모시고 멀리 다운타운에 있는 식당까지 오갔으니 만약 내 지갑에 쯩이 없는 것을 알았다면 나는 감히 길을 나서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튼 이 쯩을 재 발급받기위해 운전면허 사무실로갔다. 이곳에서도 번호표를 받고 얌전히 내 번호가 머리위에 띵~하고 울릴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어디를 가나 기다림의 시대다. 내가 정면으로 보는 곳에서 어느 청년이 운전면허증에 넣을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다 찍은 후 그 청년이 사진을 한번 보자고 하니 직원이 컴퓨터 화면을 청년 앞으로 돌려 준다. “크아악 크 크 크 퀘퀘퀘” 청년이 자기 사진을 보더니 자지러지게 웃는다. 직원이 다시 찍어 줄 수 있다고하니 고개를 흔들며 “That’s okay, this is me, ha ha ha ha” 나는 그 사진을 보지 못했지만 약간은 짐작이간다. 원래 그런 곳에서 찍은 사진은 형태만 자기 얼굴이지 원시시대 사람처럼 보인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다행히 나는 운전면허증을 컴퓨터 안에 저장해 놓았기 때문에 프린트해 갔다. 직원이 다른 ID 를 보여달란다. 나는 직원에게 크레딧 카드 밖에 없다고 말하니 그것은 내 ID 가 아니란다. 내 사진이 붙어있는 것이 내 ID 란다. 하긴 그렇다. 그러나 여권까지 가져가야하는 것은 몰랐다. 내가 “여기 프린트되어있는 이 종이에 있는 얼굴이 나요. 대조해 보세요.” 나는 웃으면서 직원에게 애교를 떨었다. 여권을 가지러 다시 집에 다녀와야 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다.
직원이 컴퓨터로 내 인적사항을 두둘겨보더니 내게 질문한다. “엄마 성은 뭐요? 주소 생년월일”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번만은 봐 준단다. 이번만이면 됐지 또 내가 운전면허 잃어버릴까봐서. 나도 사진을 찍었다. 이런곳에서는 웃지도 말라고 하지만 나는 찰칵하는 순간에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사진을 보여 달라고해서 보니 생각처럼 젊지가 않다. 역시 내 나이답다. 직원이 마음에 안드냐고 묻는다. “No,I like it. It is me.” 나도 아까 그 청년처럼 “못생기나 잘 생기나 내 얼굴인데 뭐”라며 임시 운전면허증(쯩)을 받아 왔다.
며칠동안 가슴을 조이며 운전할 때와는 다르게 어깨를 풀고 느긋하게 운전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쯩을 손에 쥔 것이다.
운전 42년 무사고면 뭐해 쯩 없으면 운전 못한다. 쯩 관리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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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 독주 : Ellie Park
J.S. Bach No. 1 in A minor, 1st movement
Ellie Park은 산호세에서 올라온 열성파다 현재 12학년 재학중 공부와 악기등 다재다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