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일을 돕기위해 1부 예배에 참석했다.
1 부 예배가 끝나고나니 부엌에는 벌써 도우미들이 척척 들어온다. 더운 음식들은 오븐에넣어 온도를 유지하고 두 군데서 해온 음식들은 한데 합쳐 맛을 맞춘다.
겉절이를 해온 조정옥권사는 어제 밤에 송편을 빚고 늦게 집에가서 김치를 저릴려고하니 소금이 집에 없는 것을 알았단다. 하는 수 없이 그냥자고 새벽 6시에 일어나 소금을 구입해와서 배추 겉절이를 만들었다니 잠도 몇 시간 못 잔 모양이다. 겉절이 맛이 정말 환상이다.
여러 음식들이 즐비하게 들어온 후 마지막으로 김종복집사가 만든 미소숩 솥단지가 들어온다.
2 부예배가 끝 날무렵 테이블 셋업을 돕는 청년들. 여자들은 모두들 음식 배열에 바쁘다. 드디어 배식시간.
줄이 끝없이 이어진다. 내 그랬지. 먹을때는 어디선가 숨어있던 교인들이 “까꿍까꿍”하며 나타난다고. 그래도 음식이 푸짐하니 모두들 한 없이 먹고 또 더 먹으러 온다. 일부 음식은 떨어지기 시작한다. 나는 내가 해간 식혜를 서브했다. 모두들 “으음… 식혜다”며 한 컵씩 가져가고 또 와서 가져간다.
그럭저럭 교우들 서빙이 다 끝나고 우리 부엌 도우미들이 밥 먹을 차례다. 겉절이도 다 떨어지고 남은 것은 미역무침과 불고기 볶음 뿐이다. 그리도 그게 어디냐고 서로 수고했다며 격려한다. 앉을 테이블도 부족해 우리는 부엌에 둘러서서 먹었다. 아무도 불평하는이가 없다. 교우들에게 맛 있는 음식을 제공한 것만으로도 만족한 모양이다.
나도 사흘간의 노력으로 온 교우들에게 정말 맛 있는 식혜를 제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 매우 기쁘다. 당분도 올게닉 스티비아를 넣었더니 매우 자연스러운 식혜 맛이 났다. 모두들 좋아하는 모습이 그간의 노고가 다 보상 받은 듯하다.
소문을 들어보니 최종환집사는 그 목장에 음식할 여자가 없어서 (사정상) 자신이 동그랑땡 100개를 다 구웠다고 한다. 대단하다. 그러나 이럴때 남자들도 전도 부쳐보고 함께 도와주는 것이 은혜스럽다. 이제 음식 만들기 여자만의 일은 아니니까.
** 그나저나 재정실에서 일 하던 두 남자 집사가 늦게 들어온다. “하이고야, 내 그대들을 잊었네요.” 나와함께 재정실에서 일하는 두 분인데 내가 진작 그 분들을 잘 챙겨주지 못했으니 너무 미안하다.
2주전에 등록한 신주희집사는 어제 밤에도 딸까지 데려와 송편을 빚더니 오늘도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부엌에서 일을 돕는다. 마치 10여년 전 부터 우리 교회를 다닌 사람같다. 보기 참 아름답다.
가장 수고한 사람은 친교팀장 박현정집사다. 모든 메뉴를짜고 총지휘를 잘 한 덕분에 지금까지 있었던 어느 해 보다 풍성한 추수감사절을 맞이했다. 성경에도 <가르침을 받고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함께 기도하는 것이 참된 교회의 모습이다>라고 말 했다.
온 성도가 한 마음이되어 떡을 뗀 오늘은 진정한 그리스도의 삶을 사는 참 모습을 보여준 귀한 날이었다.
음식을 만드느라 수고한 여러분들과 뒤에서 소문없이 물질로 지원해준 교우, 교회를 처음 방문해준 여러분들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